LA 다저스 김혜성(26)이 시범경기 7경기 만에 첫 홈런을 터뜨리며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맞대결을 펼친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김혜성은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2025 MLB 샌프란시스코와 시범경기에서 8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타점 3득점으로 활약했다. 김혜성이 실전에서 홈런을 친 건 MLB 진출 뒤 처음이다. 멀티출루, 타점, 득점도 최초 기록이다. 김혜성은 지난달 24일 내야안타로 올렸던 첫 안타에 이어 두 번째 안타는 홈런으로 장식했다. 경기 전까지 0.071였던 타율은 0.125(16타수 2안타)로 뛰었다.
1-2로 뒤지던 5회 홈런이 나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온 김혜성은 샌프란시스코의 세 번째 투수 우완 메이슨 블랙의 초구를 공략했다. 가운데로 몰린 시속 147.4㎞ 직구를 밀어 좌측 담을 넘기는 동점 홈런을 날렸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더그아웃 앞으로 나와 김혜성에게 축하를 건넸다. 김혜성은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첫 홈런이라 큰 의미가 있다. 정말 기쁘다”면서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은 “홈런으로 김혜성의 부담이 사라졌을 것”이라며 “다른 국가, 다른 수준의 리그에서 경쟁한다는 건 상상도 할 수 없이 어려운 일인데 그는 훌륭하게 경쟁하고 있고 성장할 가능성도 크다.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기대를 표했다.
김혜성은 다저스 입단 후 구단의 제안에 따라 타격 자세를 수정 중이다. 로버츠 감독은 “뛰어난 타자와, MLB에서 살아남지 못한 타자의 차이는 스윙”이라며 “김혜성은 스트라이크 존을 새로 설정하는 중인데, 기간은 짧아도 좋은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홈런으로 생존 경쟁에 청신호가 켜졌으나 아직 갈 길은 멀다. 토미 현수 에드먼, 크리스 테일러 등 경쟁자들은 스프링 캠프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내야수 미겔 로하스는 12타수 6안타 4타점으로 타율이 0.500에 이른다.
같은 경기에서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정후의 타율은 0.222에서 0.333(12타수 4안타)로 상승했다. 1회 1사 3루 첫 타석에서 다저스 선발 맷 사워의 밋밋한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익수 쪽 1타점 적시 2루타를 만들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같은 투수를 상대로 1, 2루 사이를 뚫는 안타를 뽑아냈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