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정신으로 서로 용납하자.”, “국민 저항으로 산산조각 날 수 있다.”
3·1절 106주년을 맞아 발표된 한국교회의 공식 메시지와 거리 기도회에서 나온 발언 사이에 상당한 온도 차가 발견됐다. 교회 연합기구는 화해와 통합을, 거리에선 정치적 발언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총연합은 최근 경기도 파주 한소망교회(최봉규 목사)에서 ‘3·1운동 제106주년 한국교회 기념 예배’를 드리며 발표한 성명에서 “정치 지도자들은 분열과 대결을 통해 얻고자 하는 당리당략적 노림수를 내려놓고 대화와 타협으로 통합된 대한민국 회복을 위해 앞장서기를 바란다”면서 “3·1운동 정신을 기억하며 온 마음으로 서로 협력해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보수와 진보 모두 서로 용납하며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자”고 제안했다.
당시 예배 전반에서도 ‘국민통합’이 강조됐다. 이욥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은 기념사에서 “3·1운동 때는 기독교인을 중심으로 이념 종교 지역을 막론하고 힘을 모았는데 그걸 생각하면 지금 우리의 모습은 너무 초라하고 부끄럽다”면서 “기도하는 가운데 국론을 통합하자”고 말했다.
반면 1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세이브코리아 3·1절 국가비상기도회’는 화합을 위한 기도회를 표방했음에도 불구하고 탄핵심판 중인 헌법재판소를 향한 날 선 공세가 이어졌다. 연단에서는 “헌재가 적법 절차를 따르지 않고 탄핵을 인용한다면 국민적 저항을 맞아 산산조각 날 것”이라는 정치적 메시지가 나왔다.
극우 세력을 이끄는 일부 교회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담은 성명을 발표한 교계 단체도 있다. 한국교회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평화와통일을위한연대(상임대표 강경민 목사)는 최근 발표한 3·1운동 성명에서 “일본 제국주의와 공산 전체주의, 독재체제를 뚫고 나온 민주공화국은 ‘민주’와 ‘공화’를 핵심으로 한 헌정과 법치를 따를 때만 가능하다”면서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이름으로 극단적인 행동을 부추기는 일체의 불순 세력을 단죄한 뒤 절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창일 유경진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