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역을 하다 보면 복된 사역이 짐이 되고 시험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번아웃’되는 성도들이 생기는 것입니다. 그럴 때면 하나님이 나를 이용만 하는 것 같이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그럴 수 있을지 모르나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이용하시지 않습니다. 우리는 요셉 대신 맛디아를 선택하시는 하나님을 통해 이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승천하신 예수님의 명령대로 제자들은 마음을 같이하여 기도에 힘을 다합니다.(행 1:12~14) 그 기도의 시간 가운데 베드로는 평소 그의 의문에 대해 하나님께 묻는 기도를 한 듯합니다. 아마도 그 의문은 ‘어떻게 예수님이 제자 양육에 실패할 수 있을까’였을 것 같습니다. 베드로는 하나님께 해답을 얻고 사람들 앞에 섭니다.
그는 시편 109편 8절을 인용하며 예수님이 실패하신 것이 아니라 가룟 유다의 연약함이 메시아에 관한 언약의 말씀을 성취했음을 고백합니다. 그러면서 배교자의 자리를 채울 후보의 조건으로 두 가지를 제시합니다. 예수의 부활하심을 전하기 위해서는 첫째 요한의 세례로부터 승천까지 함께한 사람이요, 둘째 항상 우리와 함께 다니던 사람이어야 한다고 정합니다.
이 조건에 맞는 두 사람은 바사바라고도 하고 별명은 유스도라고 하는 요셉과 맛디아였습니다. 요셉은 3개 국어에 능통했던 사람으로 추정됩니다. 바사바는 안식일의 아들이라는 뜻의 아람어이고 유스도는 의로운 사람이라는 뜻의 헬라어이며 요셉은 히브리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맛디아는 그저 히브리어 이름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세계 만방에 전하려면 누가 더 유용할까요. 두말할 나위 없이 세 개 언어에 능통한 요셉입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요셉이 아닌 맛디아를 선택하신 것일까요. 이를 통해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고 깨달을 수 있을까요.
첫째로 성령이 임하시면 하나님의 사역에 필요한 힘과 능력을 하나님이 주신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들이 다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다른 언어들로 말하기를 시작하니라.”(행 2:4) 실제로 제자들은 성령이 임했을 때 다른 언어로 복음을 전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못한다고 핑계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의 사역은 내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힘으로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도행전 1장을 보면 천사들이 승천하면서 제자들을 향해 “갈릴리 사람들아”라고 부릅니다. 이는 참으로 모욕적인 말입니다. 지금의 언어로 바꾸면 “이 무식쟁이, 못배운 천민들아”라고 바꿀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무식쟁이들이 성령을 받으니 다른 언어로 복음을 전하게 하시는 하나님이 우리가 믿는 하나님이시기에 우리는 결코 하나님 앞에 핑계할 수 없는 것입니다.
둘째로 하나님은 그 어떤 경우에도 하나님의 사람들을 이용하시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이 사람을 이용만 하시려면 요셉을 택했을 것입니다. 조건만 보면 요셉이 복음 전파에 쓰임 받기 훨씬 유용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를 이용하시는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를 위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복음 전파와 세계 선교, 교회의 사역은 하나님을 위한 일뿐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맡겨주신 축복입니다. 주님 앞에서 겸손하게 더 감사하며 성령충만으로 각자의 사명을 감당합시다.
김성권 부산대양교회 목사
◇부산대양교회는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에 속한 교회로 ‘제자 세우기’에 힘쓰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