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회서 독립한 ‘청년교회’, 2년 만에 첫 선교사 파송 결실

입력 2025-03-03 03:03
석동균(왼쪽)씨가 2일 경기도 파주 한소망교회 비전홀에서 일본 선교사로 출국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한소망청년교회 제공

청년들로만 구성된 ‘청년교회’가 본교회로부터 독립한 지 2년 만에 1호 청년 선교사를 해외에 파송한다. 선교사 고령화와 지원자 감소 등으로 인해 쪼그라드는 선교 현실 속에서 청년이 주체가 돼 기획하고 파송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한소망청년교회(김동주 목사)가 주인공이다.

한소망청년교회는 2일 교회 비전홀에서 청년 선교사 파송식을 개최했다. 이 교회는 2023년 한소망교회(최봉규 목사)로부터 재정과 행정 등을 분리해 오롯이 독립한 곳이다. 청년들이 교회에서 원하는 행사를 비롯해 창의적인 사역을 펼칠 수 있도록 배려한다는 취지에서 독립했다. 청년들은 사역이 있을 때마다 직접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재정 또한 함께 모은다.

1호 청년 선교사 파송도 그렇게 준비했다. 지난해 교회가 단기선교로 찾아간 일본 현지교회에서 선교사들이 모두 떠나 선교센터를 유지할 수 없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청년들이 직접 후원하는 선교지 가운데 한 곳이었기에 이를 해결하고자 함께 고민하고 기도했다.

다만 네트워크가 부족하고 또 복음화율이 1%를 밑도는 일본에서 선교를 펼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선뜻 나서는 이가 없었다. 그때 석동균(29)씨가 선교사를 자원했다. 1일 교회 사무실에서 석씨를 만났다. 그는 지난 1월 캄보디아 단기선교를 떠올리며 일본 선교사 지원 계기를 이렇게 밝혔다.

“선교를 나가면 보통 외롭다고들 하잖아요. 실제로 아는 이들이 전혀 없기도 하고요. 캄보디아 선교 당시 제 맞은편에 앉아계시던 선교사님 얼굴을 봤는데, 웃을 때마다 보이는 눈가의 주름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순간 ‘선교사님의 미소가 이렇게 아름답구나. 이게 하나님께 인생을 건 이의 웃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선교지로 향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석씨는 “하나님께 온전히 삶을 바치기 위해 처음으로 내딛는 발걸음인 만큼 두려우면서도 기대된다”면서 “‘너희의 하나님이 이르시되 너희는 위로하라 내 백성을 위로하라’(사 40:1)는 말씀을 붙잡고 선교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족한 저까지도 선교를 나갈 수 있다는 사실이 공동체에 ‘나도 할 수 있다’는 도전으로 이어져 청년 선교가 더 활발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석씨는 3일 출국해 우선 3개월 동안 일본 도쿄 아키시마시 외곽에 있는 모리노우에교회(박충훈 목사) 산하 선교센터를 맡을 계획이다. 카페를 운영하면서 선교지를 방문하는 선교사와 선교팀을 지원하게 된다.

한소망청년교회는 이런 석씨를 위해 정기 예산을 편성하고 파송식 등을 준비했다. 특히 이번 수련회에서 예산 외 정기 후원을 요청하는 부스를 운영했는데, 청년 다수가 선교 취지에 공감하고는 후원으로 동참하겠단 뜻을 밝혔다.

석씨는 “제 삶을 오롯이 던져 타인을 사랑하고 섬기는 일이 얼마나 값진 일인가 자문한다”며 “물론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 하나님께 붙어있을 수 있는 시간이라 생각한다.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파주=김동규 기자 k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