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 성공은 대학혁명의 결과
세계대학랭킹 100위권 14개
교육부 1년 예산 100조원인데
한국 대학은 10년 만에 ‘멸망’
연방교육부 폐지 나선 미국처럼
글로벌 인재전쟁에서 승리해야
세계대학랭킹 100위권 14개
교육부 1년 예산 100조원인데
한국 대학은 10년 만에 ‘멸망’
연방교육부 폐지 나선 미국처럼
글로벌 인재전쟁에서 승리해야
‘제2의 스푸트니크 충격’이라고 불리는 딥시크 충격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천문학적인 투자로 만들어진 챗GPT, 라마, 제미나이 등의 모델들보다 훨씬 적은 돈을 투자하고도 비슷한 성능을 냈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 규제 등을 받는 중국의 작은 스타트업이 불가능해 보였던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기업, 언론, 정부뿐만 아니라 MIT, 스탠퍼드 대학의 연구진도 딥시크 충격을 논의했다. 자연스러운 질문은 딥시크가 무엇 때문에 성공했느냐다.
전 세계가 주목한 것은 중국의 인재와 대학 정책이다. 딥시크의 설립자인 억만장자 량원펑은 중국 ‘저장대’ 출신 엔지니어다. 미국의 세계적 대학에 친숙해져 있는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중국 대학이다. 칭화대, 베이징대와 더불어 저장대는 항저우에 위치한 세계적 대학이다. 한국인들은 중국 대학들이 지난 10여년간 세계적인 대학이 된 사실 자체를 모른다. 절대다수의 교육부 관료나 교육 전문가뿐만 아니라 한국 정치인들도 잘 모른다.
전문가들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대학 순위는 세계대학학술랭킹(Academic Ranking of World Universities·ARWU)이다. 랭킹을 매길 때 주관적인 서베이를 완전히 배제하고 대학의 가장 중요한 연구 역량을 중심으로 지표를 구성했다. ARWU에 의하면 2015년 세계대학랭킹에서 100위 안에 속한 중국 대학과 한국 대학은 단 한 곳도 없었다. 10여년이 지난 2024년 세계대학랭킹을 보면 100위 안에 중국 대학 14개, 한국 대학 단 1개(서울대 86위)가 속해 있다. 칭화대(22위) 베이징대(24위) 저장대(27위) 상하이교통대(38위) 중국과기대(42위) 푸단대(50위) 등 중국 대학은 한국 대학을 질적으로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도 압도했다.
과연 지난 10여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중국에서는 ‘대학 혁명’이 일어났고 한국에서는 ‘대학 멸망’이 일어났다. 칭화대 화공학과 출신인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대학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면서 중국 전역에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었다. 윌리엄 커비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출판한 ‘아이디어의 제국들’에서 “중국 대학의 세계적 부상은 세계 교육계의 가장 큰 충격”이라며 “21세기 지식경제 시대에 중국의 가장 큰 무기는 중국 대학”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대학들과 정반대로 한국 대학들은 쓰레기 수준이 됐다. 한국의 초중등학교 예산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대학 예산은 세계 최하 수준이니 당연한 결과다.
중국 혐오가 한국을 뒤덮고 있을 때 중국 대학이 한국 대학을 압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교육부 관료나 정치인은 없다. 한국 대학이 쓰레기가 되고 초중등 교육이 지옥이 될 때 교육부는 무능으로 일관했다. 미국의 정부효율부(DOGE)처럼 교육부를 전격 폐지해야 한다. 이런 충격파 없이 교육부의 최악의 무능으로 글로벌 인재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 교육부가 폐지돼야 하는 이유는 매년 정부 예산 약 100조원과 사교육비 약 27조원을 투자하고도 교육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경쟁력도 전혀 없는 한국 교육이 거대한 괴물이 됐기 때문이다.
곧 한국 교육부는 국가의 적이 됐다. 사교육비는 출산율에 가장 큰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1980년 1440만명에 이르렀던 학령인구는 2023년 730만명으로 줄었고, 2040년에는 412만명이 될 전망이다. 60년 동안 1000만명이 줄어드는 것인데, 이것은 교육 자체의 자살이며 가장 큰 책임은 교육부에 있다. 곧 인구소멸, 지방소멸, 국가소멸의 가장 큰 책임은 교육부에 있다.
교육부가 해체된 자리에 지방교육청이 초중등 교육을 맡고 국가교육위원회가 대학 교육과 교육대개혁 전략을 짜면 된다. ‘스푸트니크 충격’으로 미국은 미국 대학과 과학기술에 대대적으로 투자해 당시 소련과의 과학기술 격차를 극복했다. 교육대개혁의 방향은 전국에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고 산학관 연계를 확충해 오스틴, 샌디에이고, 항저우처럼 넥스트 실리콘밸리를 만드는 것이다. 제조업 중심의 경제를 지식경제로 바꾸는 것은 시대적 소명이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미국과 중국처럼 세계적인 대학을 전국에 만들어 글로벌 인재 전쟁에서 이기는 것이다. 이것이 딥시크 충격이 우리에게 주는 절박한 교훈이다.
김종영(경희대 교수·사회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