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에 방문한 경기도 수원 화서교회(신원선 목사)는 청소년들의 출석 비율이 높다. 청소년들은 때를 가리지 않고 교회에서 영적 나눔을 하거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청소년들에게 특화된 교회가 된 데에는 어떤 비결이 있었을까.
다음세대 사역, 말씀·기도·전도 초집중
청소년들이 부담없이 찾는 교회가 된 데에는 담임인 신원선(49) 목사의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신 목사는 목회하기로 마음먹었을 때부터 다음세대에 집중했다. 한국교회의 10대 복음화율이 3% 미만에 불과한데 이는 사실상 미전도종족의 복음화율이 비슷하다. 그는 이 얘기를 듣고 다음세대 사역에 발 벗고 나섰다.
“청년 이상의 연령층을 대상으로 목회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 교회에서 만난 이들은 초등학교 6학년 졸업반이었어요. 자연스럽게 10대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두게 됐죠. 청소년의 복음화율이 낮은 과제에는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생각했고 집중적으로 이 사역을 했습니다.”
다음세대 사역 방식은 무엇보다 복음의 본질인 말씀과 기도, 전도에 중점을 둔다. 성경 말씀이 모든 것의 기초라는 생각 하에 청소년들에게 특정 구절을 외워 온전히 자신의 말씀이 되도록 만들었다.
“어려서 암송한 성경 구절은 평생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기적 장점을 놓치지 않고 매주일 암송하고 식사를 시작하게 하도록 했습니다. 많은 구절보다 중요한 구절을 정해 놓고 집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여겼죠. 한번 외운 구절을 반복적으로 검사하면서 한 청소년당 61구절을 완벽히 외울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말씀뿐 아니라 기도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신 목사는 개척한 뒤 매일 밤 3시간씩 기도한 경험을 살려 청소년들에게도 기도의 중요성을 깨닫고 행하도록 지도했다. 무작정 기도를 시키진 않았다. 여러 가지 기도 제목이 적힌 종이를 보게 한 뒤 해당 제목을 중심으로 기도를 하게 권유하는 방법이다.
“청소년들이 학원이 끝나고 교회에 오면, 기도 제목 종이를 보고 기도하라고 권면합니다. 이를 지속적으로 하다보니 기도하러 교회에 오는 학생들이 조금씩 늘어났고, 그 학생들에게 매번 안수기도도 해줬습니다. 1년 후에는 함께 모여 같은 기도 제목을 갖고 기도하고 찬양하는 저녁 기도회도 생겼습니다.”
전도의 경우 청소년들이 전도에 대해 이론적 학습을 한 뒤 실천하도록 한다. 교회에 잘 나오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제자 양육 성경공부를 시킨 뒤 전도폭발훈련도 가르쳤다.
“‘결혼해도 아기를 낳지 않으면 아직 어른이 아니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영적 원리도 이와 같다고 봅니다. 예수님을 믿고 침례(세례)를 받아도 전도하고 영적인 자녀를 출산하지 않으면 영적 아비의 마음을 모릅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전도해서 영적 자녀를 출산하는 과정을 직접 실습하게 합니다.”
넘치는 감사
신 목사는 쉽지 않은 사역을 하면서도 감사와 보람이 넘친다고 했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을 비롯해 성도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역사를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다. 어느 날은 예배당 좌석이 가득 차 추가로 의자를 구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예배당을 정리하고 불이 꺼진 본당에 홀로 앉아서 기도할 때, 오늘 이곳에 하나님의 임재가 흘러넘쳤다는 충만함이 들었어요.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이 마치 보이는 것처럼 느껴졌죠. ‘내가 주께 대하여 귀로 듣기만 하였사오나 이제는 눈으로 주를 뵈옵나이다’(욥 42:5)는 욥의 고백이 제 고백이 됐을 때 무엇보다 큰 기쁨이었어요.”
이 교회에서 처음으로 신앙생활을 시작한 청소년들이 군대 제대 뒤 교회의 든든한 일꾼으로 봉사하는 것에도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신 목사는 전했다. 한 때는 영적으로 어린아이에 불과했던 청소년들이 성인이 된 후 동생들을 신앙적으로 길러내는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고 것이다.
“코로나 팬데믹과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라는 힘든 고비를 넘기고, 한국 남자들의 또 한고비인 군대 1년 6개월 동안 신앙을 잃지 않고 지켜온 이들이 있어서 힘을 내 사역할 수 있었어요. 이제는 그 청년들이 동생들을 챙겨주고 그들의 좋은 신앙 동역자가 돼 수고하고 있습니다.”
‘여성 보컬’ 나오는 기적 일어나길
내년에 창립 10주년을 앞둔 화서교회는 여성 청소년들을 많이 전도하고 훈련시키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교회를 장기적으로 성장시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화서교회는 유독 남성 청소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여성 청소년들을 열심히 전도하고 섬겨 교회에 정착시키려고 합니다. 올해에 여학생들이 많이 정착해 찬양팀에 여성 보컬이 세워지는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수원=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