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두 쪽으로 나뉘나… 서울 찬탄·반탄 집회 대규모 집결

입력 2025-02-28 18:52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및 반대 집회 참석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학교 정문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가 3월 중순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3·1절은 탄핵 찬성과 반대를 외치는 양 진영의 대규모 집회로 국민 여론이 다시 분열될 것으로 우려된다. 갈라진 민심을 통합해야 할 정치권은 지지층 규합에 열을 올리는 형국이다.

1일 서울에 예고된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는 6건이다. 경찰이 파악한 이들 집회의 신고 인원만 13만명에 달한다. 주최 측이 지지자들에게 총동원령을 내리면서 서울 도심에는 지난해 12월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보수단체는 광화문과 여의도를 중심으로 집결한다. 광화문 광장에선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와 자유통일당이 5만명 규모로 ‘자유통일을 위한 국민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집회가 끝난 뒤 을지로를 거쳐 헌법재판소까지 행진할 계획이다.

손현보 목사와 전한길씨 등이 주도하는 세이브코리아는 여의도 국회 앞에서 ‘국가비상기도회’를 연다. 그간 부산과 광주,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순회 집회를 열었던 이들은 3·1절 서울 집회에 가용 인력을 총동원할 방침이다. 대학가에서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주도해 온 ‘자유수호대학연대’도 종로구 혜화동 마로니에공원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탄핵 찬성 측도 윤 대통령 체포 이후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던 세몰이를 재개한다는 구상이다.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종로구 안국동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3만명이 참여하는 ‘촛불문화제’를 개최한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또한 종로구 경복궁역 앞에서 같은 규모로 ‘범시민 대행진’을 연다.

여야 정치권도 거리 집회에 가세한다. 여당 지도부는 “집회 참석은 개별 의원들의 자율적 선택”이라는 입장이지만, 김기현 나경원 등 국민의힘 현역 의원 수십여명이 여의도 집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화문 집회에는 윤상현 의원 등 강성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참석한다. 탄핵에 반대하는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도 지지자들에게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야 5당은 안국동 일대에서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를 직접 주최한다. 야당 의원들은 연설대에 올라 12·3 비상계엄 사태를 비판하고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페이스북에 “위대한 우리 역사에서 위기를 이겨내고 새길 연 것은 언제나 행동하는 국민이었다”며 “주권자의 뜨거운 함성으로 안국역 사거리를 가득 채워달라”고 집회 참석을 독려했다.

경찰은 양측의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동대를 투입하는 등 경비 강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정우진 최원준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