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공포에 ‘검은 금요일’… 코스피 2600선 깨졌다

입력 2025-02-28 18:49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28일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3.39% 급락한 2532.78에 마감해 올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20.4원 오른 1463.4원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던진 관세 폭탄에 국내증시가 급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당초 시장에 알려진 것보다 한 달이나 발효 시점이 빨라진 데다, 중국 관세 부과 수위가 추가로 더 높아진 것이어서 시장 불안감이 커졌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9% 하락한 2532.78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9거래일 만에 2600선을 다시 내줬다. 이날 코스닥도 3.49% 하락한 743.96에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올해 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 국내증시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금은 1조8000억원이 넘는다. 기관 순매도 규모는 7400억원을 넘어섰다.

일본 대표지수 닛케이225도 전 거래일보다 2.88% 내렸다. 홍콩과 중국 본토, 대만 가권 등 중화권 증시도 1~3%대 하락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7일 글로벌 관세전쟁 불안감을 높인 탓이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합성마약 펜타닐의 미국 유입과 관련해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의 책임을 거론한 뒤 “상황이 해결되거나 크게 개선되지 않는다면 캐나다와 멕시코 대상으로 유예 중인 25% 관세를 예정대로 3월 4일 발효하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는 마찬가지로 같은 날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4원 오른 1463.4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다.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 환차손을 우려하는 외국인 투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게 된다.

삼성전자(-2.84%)와 SK하이닉스(-4.52%) 한미반도체(-7.80%) 등 반도체주는 물론 에코프로비엠(-11.79%) 포스코DX(7.98%) LG에너지솔루션(-4.59%) 한화에어로스페이스(-7.86%) 현대차(-3.34%) KB금융(-2.60%) 등 이차전지 방산 자동차 금융 등 업종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관세 관련 뉴스에 국내 증시가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이전과 달리 관세에 대한 내성이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분간 관세 협상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호관세까지는 시한이 남아있어 추세 하락 진입한 것으로는 볼 수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