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순 목사의 신앙상담] 교회명 변경을 논의 중인데, 찬반 의견에 결정 어려워

입력 2025-03-03 03:04

Q : 교회의 이름은 50년 전 개척 당시의 마을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입니다. 현재 새로운 이름으로 변경하려는 논의가 진행 중인데 찬반 의견이 엇갈려 결정이 어렵습니다.

A : 초기 한국교회는 대부분 지역 명칭을 따라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러다가 교회 수가 증가하면서 다양한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교회 이름을 왜 바꿔야 하는지, 교회 이름 때문에 성장에 지장이 있지는 않은지 먼저 고려해야 합니다. 교회 이름은 그 뜻도 중요하지만 부르기 편한 이름이라야 합니다. 그러나 교회는 개명으로 성장하는 것도, 이미지가 바뀌는 것도 아닙니다. 교회 됨은 이름으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교회의 머리 되시는 교회, 성경대로 사는 그리스도인들이 모인 교회, 지역사회로부터 칭찬받는 교회가 바람직한 교회입니다.

교회 이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어서 새 이름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찬반양론일 경우 찬성만 믿고 반대 의견을 묵살하거나 외면하지 마십시오.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교회 자체입니다. 개명 때문에 찬반양론이 대립하고 양분되고 거기에 거룩한 힘을 소진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50년 긴 세월 정든 이름을 바꾸는 데 목회자가 앞장선다면 다른 목양 사역에도 파장이 미치게 될 것입니다. 결코 현명한 처사가 아닙니다.

역사가 깊은 교회의 목회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높은 종탑에 네온사인으로 만든 교회 이름을 설치하자는 의견을 제안했습니다. 대부분 찬성이었지만 몇몇 반대 의견도 있었습니다. 서두르지 않고 7년을 기다렸습니다. 교회의 존폐를 결정짓는 중요한 일도, 절대적인 가치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라는 목양의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 목사님은 현명한 목회 접근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천천히 때가 되면 이름을 바꾸십시오. 그리고 칭찬받는 멋진 교회를 일구는 데 우선순위를 두십시오.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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