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 들어 1000~3000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에 추가 파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1차 파병을 감행한 이후 또다시 대규모 파병에 나선 것이다. 종전 협상을 시작한 러시아가 쿠르스크 탈환을 위해 소모전을 이어간다면 북한의 3차 파병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가정보원은 27일 “북한군이 약 한 달간의 소강 국면을 지나고 2월 첫 주부터 쿠르스크 전선에 다시 투입됐다”며 “일부 추가 파병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정확한 규모는 계속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추가로 러시아에 병력을 보낼 준비도 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취재를 종합하면 북한은 지난 1~2월 최소 1000명에서 최대 3000명 규모의 병사를 러시아에 보냈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북한의 1차 파병 규모는 1만여명이었는데 이 중 4000여명이 전사하거나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파병군으로는 더 이상 전투가 불가능해지자 비슷한 규모의 2차 파병을 감행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종전 협상에 속도를 내면서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러시아가 북한에 병력 지원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군은 러시아의 화물선과 군용기를 타고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은 위성사진 등을 근거로 북한과 러시아 사이 항공기와 선박이 오가는 것을 포착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한다.
북한군은 이달 초쯤 다시 전장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1월 중순부터 3주가량 북한군이 자취를 감췄다가 지난 7일쯤 다시 쿠르스크에 모습을 드러냈다고 알린 바 있다.
1차에 비해 준비 기간이 대폭 줄면서 북한군 파병 효과가 미미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차 때는 준비부터 적응 훈련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됐지만 이번에는 3주 정도 만에 마무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가 전투 준비가 채 되지 않은 북한군을 계속해 ‘총알받이’로 사용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1차 파병 때와 달라진 점은 기계화 보병과 전자정찰군도 포함됐다는 점이다.
북한은 추가 병력을 투입하면서도 전장에서 사망한 북한군의 시신 인계는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심 동요가 클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당국이 해외 주재원을 동원해 시신을 급속 냉동해 분쇄하는 설비를 알아보고 있다는 증언도 나온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