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없었다… 정몽규, 축구협회장 4연임 성공

입력 2025-02-27 01:11
대한축구협회장 4연임에 성공한 정몽규 회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가 정몽규(63) 회장의 4선 성공으로 막을 내렸다. 선거 기간 내내 각종 비판 여론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징계 요구 등 여러 걸림돌을 마주하며 수세에 몰리는 듯했지만, 축구인들의 선택은 정 회장이었다.

정 회장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총 유효투표 183표 가운데 156표를 얻어 당선됐다. 허정무(71)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15표, 신문선(66)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는 11표를 받았다. 무효표는 1표다.

이로써 정 회장은 16년간의 장기 집권 체제를 완성했다. 2013년 처음 축구협회장 임기를 맡은 후 이번 선거에서 4연임에 성공하면서 2029년까지 축구협회를 이끌게 됐다. 임기를 다 채운다면 정몽준(1993~2009년) 아산정책연구원 명예이사장과 함께 역대 최장 기간 축구협회를 이끈 리더로 어깨를 나란히 한다.

정 회장은 “이번 겨울은 유난히 길었는데 이제 날씨도 풀리고 축구에도 봄이 왔으면 좋겠다”며 “커다란 책임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여러분께 약속했던 공약을 하나하나 철저히 지키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높은 지지로 당선된 것에 대한 책임감도 밝혔다. 이날 선거 투표율은 약 95%, 정 회장의 득표율은 약 85%에 달했다. 정 회장은 “지역 축구인들과 젊은 선수들, 감독들까지 투표에 많이 참여해 주셔서 긴장도 됐다”며 “축구인들의 기대에 맞게 더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선 후에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문체부와의 긴장 관계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가장 큰 숙제다. 문체부는 지난해 축구협회 감사 끝에 정 회장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축구협회가 이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을 내면서 정 회장은 가까스로 선거 후보자 신분을 유지했지만 더 시간을 끌긴 어렵다.

앞서 축구협회의 집행정지 신청에 항고했던 문체부는 정 회장 당선 후에도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문체부는 정 회장의 징계를 이행하지 않으면 축구협회의 보조금을 환수하거나 제재 부가금을 징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체부는 “법원이 항고를 받아들이면 바로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항고가 기각되면 정 회장의 임기가 정상적으로 시작될 텐데 재항고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정 회장은 “정부와 관계는 천천히, 오늘이 지나고 어떻게 할지 생각해보겠다”며 “앞으로 구체적인 방향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축구 팬들의 싸늘한 시선에 대해서도 “결국 (해결의 열쇠는) 소통이 아닌가 싶다”며 “팬들에게도 축구협회의 의사결정 과정을 잘 설명하면 오해를 풀어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