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에서 올 들어 세 차례나 폐수 유출이 확인되면서 시민 불안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지방환경청, 관할 기초단체인 서구와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염색산단 내 폐수 유출 의심 13개 사업장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합동점검반은 정밀조사를 실시해 폐수 유출 원인을 끝까지 추적할 계획이다.
지난 25일 염색산단 내 하수관로에서 검은빛을 띠는 폐수가 확인됐다. 서구가 수소이온농도(pH)를 측정한 결과 정상치 기준(7∼8)을 벗어난 10으로 나왔다. 24일에도 분홍빛 폐수를, 지난달 8일에도 같은 곳에서 폐수를 발견했다. 관계기관이 현장 조사에 나섰지만 폐수 출처를 찾지 못했고, 의심 작업장 13곳을 추렸다.
폐수 유출의 고의성 여부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구염색산단의 경우 업체들이 공업용수 사용량을 기준으로 폐수 처리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폐수 무단 방류의 실익이 없다.
대구염색산단은 과거부터 악취 민원이 끊이지 않던 곳이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서대구지역 역세권 개발 등 활발한 도심 개발이 이뤄지고 주거지역이 늘면서 악취를 호소하는 민원이 급증했다. 시는 지난해 염색산단을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등 특별 관리에 들어갔다. 대구염색산단 내 대부분의 사업장은 악취배출시설에 해당된다. 127개 섬유·염색업체와 3개 환경시설이 규제 대상이다.
일대 주민들은 악취에 이어 폐수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김정기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원인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고 환경 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