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미래사업 영역인 플라잉카(도로 주행 가능 항공기)와 도심항공교통(UAM)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기업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자동차 안에 비행체를 넣는 형태부터 비행 모듈을 장착하는 방식까지 다양하게 개발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플라잉카보다 UAM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2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회사인 체리차는 최근 칭화대와 공동 개발한 모듈식 비행 자동차 특허를 공개했다. 3단 모듈 방식으로 상단 비행 모듈, 바퀴가 달린 하단 구동 모듈, 사람이 탑승하는 조종석 등으로 구성됐다.
체리차는 새 특허가 탑재된 차량을 지난해 11월 중국 안후이성 우후시에서 처음 공개했다. 특허 공개 전 차량부터 선보였다. 시제품인 이 전기차는 최대 2명이 탑승할 수 있다. 지상에서는 최대 1㎞ 높이까지 상승할 수 있고, 최대 비행 속도는 시속 120㎞다. 최대 40분간 비행할 수 있다. 이날 시험 비행에서는 80㎞를 날았다.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해 운전대와 페달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은 차에 들고 다니는 분리형 플라잉카를 개발하고 있다. 자회사 에어로HT는 플라잉카 ‘육지항모’를 내년 출시할 계획이다. 2명이 탈 수 있는 분리형 비행체를 탑재한 전기차다.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서 5~6회의 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차와 합쳐진 비행체 대신 UAM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현대차의 독립법인인 슈퍼널은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S-A2’를 개발하고 있다. 최대 시속 200㎞, 고도 400~500m에서 비행하며 도심 내 약 60㎞ 거리를 오갈 수 있다.
UAM 개발을 위해 슈퍼널은 하니웰과 BAE시스템 등 항공 업계 부품 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시스템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는 또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 부문 제조솔루션본부, 배터리개발센터, 수소연료전지개발센터,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트랜시스 등이 기술개발을 하고 있다.
현대차의 S-A2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주목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미래항공교통(AAM) 개발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 트럼프 대통령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트럼프는 중국과 벌이는 경쟁을 계기로 전기 항공기 분야에 우선순위를 두게 됐다”고 보도했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