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슈퍼스타 연쇄 이동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미국프로농구(NBA) 트레이드 대전의 결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대급 충격을 안긴 트레이드의 주인공 루카 돈치치(LA 레이커스)와 베테랑 지미 버틀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새 팀 적응을 빠르게 마치며 영입 성공작으로 떠올랐다. 전력 보강에 성공했으나 예기치 않은 부상에 주저앉는 팀도 나오고 있다.
정상급 빅맨 앤서니 데이비스를 내주는 큰 출혈을 감수하고 돈치치를 데려온 레이커스는 25일(한국시간) 현재 서부콘퍼런스 4위(34승 21패)에 올라 있다. 돈치치 영입 후 5경기 성적은 3승 2패다. 돈치치는 이적 직후 턴오버 남발로 걱정을 샀지만 적응을 마친 모양새다. 지난 23일 덴버 너기츠전에서 32점 10리바운드 7어시스트의 트리플더블급 활약으로 제 실력을 발휘했다.
르브론 제임스와의 공존 우려도 말끔히 씻어냈다. 돈치치가 메인 볼 핸들러로 나서면서 제임스는 득점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곳곳의 동료들에게 뿌려대는 마법 같은 패스도 일품이다. 41세의 노장 제임스는 아낀 체력을 수비에도 쏟고 있다. NBA닷컴은 “최근 레이커스의 상승 원동력은 빠른 트랜지션과 수비에 있다. 돈치치가 출전한 4경기에서 레이커스의 3점슛 성공률은 45%로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JJ 레딕 레이커스 감독은 “돈치치가 매일 조금씩 제 기량을 회복하고 있다. 짧은 적응기간이 주어졌지만 그는 충분히 감당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돈치치는 26일 친정팀 댈러스 매버릭스와 이적 이후 첫 맞대결에 나선다.
버틀러를 영입한 골든스테이트도 상승세를 탔다. 한때 서부 11위로 ‘봄 농구’에 실패할 위기를 겪었으나 9위(30승 27패)로 올라섰다. 버틀러가 합류한 뒤 6경기에서 최근 3연승 포함 5승 1패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 골든스테이트는 ‘슛 도사’ 스테픈 커리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높았다. 3점슛 위주의 단조로운 공격 패턴도 문제였다. 그러나 미드레인지 지역을 중심으로 매 경기 20점 안팎을 해내는 버틀러가 가세하면서 득점 분산과 함께 공격 해법을 찾았다. 무리한 공격이 줄자 턴오버까지 감소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스타 가드 디애런 팍스 영입으로 ‘윈 나우’를 선언했던 서부 12위(24승 31패)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울상이다. 팍스와 콤비를 이룰 것으로 기대했던 ‘외계인’ 빅터 웸반야마가 심부정맥 혈전증 진단으로 시즌아웃된 탓이다. 팍스가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으로 고군분투 중이지만 플레이오프행은 멀어지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