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많은 사람이 CCM(기독교 음악)이라는 라벨을 보고 ‘그건 내 취향이 아니야’라고 단정짓습니다. 그런 장르에 대한 편견이 잠재적인 팬들을 멀어지게 하는 겁니다.”
미국 음반업계 권위 있는 상인 그래미상(베스트 CCM 앨범) 7회 수상자이자, 대중음악잡지 빌보드가 선정한 2000년대 최고의 CCM 아티스트로 꼽히는 가수 토비맥이 최근 투어 공연 중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말이다. 그가 CCM 장르에 대해 대중의 편견을 언급한 건 기독교 음악에 대한 거부감이나 부정적 인식 때문이 아니다. 종교의 유무나 종파를 떠나 음악에 담긴 본질을 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토비맥은 “내 공연의 절반은 예배지만 사람들은 나를 ‘예배 아티스트’라고 부르지 않는다”면서 “중요한 건 음악을 듣고 ‘이 음악이 내 영혼과 공명하는가. 나를 세워 주는가. 아니면 나의 육체적 욕망만 부추기는가’를 고민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독교 음악’이라는 무겁게 느껴지는 라벨보다는 ‘크리스천 아티스트가 만든 음악’ 정도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음악시장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는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악동뮤지션, 소향, 홍이삭 등 크리스천으로 알려져 있으면서도 대중음악을 통해 뛰어난 음악성을 발휘하며 사랑받는 아티스트들을 두고서다. 서울 홍대 지역을 중심으로 예배문화운동을 펼쳐 온 수상한거리 대표 백종범 목사는 2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기독교 문화와 대중문화 시장이 분리돼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않으면 ‘소향, 홍이삭이 CCM이나 찬송가만 불러야 한다’고 고집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중문화 시장에서 사랑받는 크리스천 아티스트의 활동이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하고 일반 크리스천이 각자 영역에서 사랑과 섬김의 정신으로 살아간다면 사회 전반에 자연스레 기독교 문화가 긍정적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러빔, 기프티드 등 전통적 CCM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넘나들며 음악을 선보이는 아티스트들이 관심과 사랑을 받는 현상도 주목된다. 한국기독음악협회(KCCM) 운영위원 강중현 백석예술대(교회실용음악과) 교수는 “CCM이 음악 장르로서의 시장이 넓지 않지만 크리스천 아티스트가 장르를 넘나드는 등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가는 것은 반가운 일”이라며 “한국교회가 기독교 정체성을 담은 다양한 음악과 아티스트를 지속해서 지원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