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9개 학교가 올해 안에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지난해 폐교한 학교 수와 비교해 48.5% 증가한 수치인데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올해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도 180개에 달합니다. 모두 학령인구 감소가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교회도 이런 현실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사실 교회학교 학생 감소세는 일반 학교보다 더욱 가파릅니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2013년과 2022년의 일반 학령인구와 교회학교 학생 수를 견주어 둘 사이의 감소세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결과 일반 학령인구는 653만명에서 527만명으로 줄었는데 교회학교 학생은 34만명에서 21만명으로 내려 앉았습니다. 같은 기간 각각 19.3%와 38.2%가 줄어든 건데 교회학교 학생 감소세가 2배 가까이 높습니다.
교회학교의 미래가 위태롭습니다. 상대적으로 노년층 교인 비율이 커지면서 ‘노년 맞춤 목회’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습니다. 반면 교회학교 소외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교회학교 학생이 줄어들 경우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목회를 통해 감소세를 반등시켜야 할 것 같지만 전체 교세가 하락하면서 빈 교회학교까지 챙길 여유가 없다는 게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비관적 통계는 또 있습니다. 많지도 않은 교회학교 학생이 성인이 되면 교회를 떠날 가능성마저 높다는 점입니다. 같은 기관의 조사 결과 성인이 된 뒤 교회에 출석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청소년은 응답자의 66% 수준이었습니다. 반면 34%는 성인이 된 뒤 교회 출석이 불확실하다거나 아예 없다고 답했습니다. 3명 중 1명은 교회를 떠난다는 걸 의미합니다.
대책을 찾기 위한 노력도 있습니다. 신형섭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전생애주기 신앙교육’을 학령인구 감소의 대안으로 제시합니다. 신 교수는 25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전생애주기 신앙교육을 통해 조부모와 부모, 자녀 세대까지 3대를 신앙 안에서 든든히 세우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교회나 총회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습니다. 교회 안에 든든한 ‘신앙의 나무’를 기르자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이미 서구교회에서는 우리보다 앞서 비슷한 대안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존 스토트가 설립한 ‘런던 인스티튜트 포 컨템포러리 크리스채너티(LICC)’는 ‘프런트 라인 미니스트리’라는 교육과정을 통해 모든 세대 교인이 각자 삶의 최전선에서 제자로 살도록 양육하고 있습니다. 모든 세대를 양육 대상으로 보는 교육과정이라는 면에서 전생애주기 신앙교육과 비슷합니다. 신 교수는 “무너진 건 현실이고 회복은 당면 과제”라면서 적극적인 대처를 제안했습니다. 안타까워만 하기엔 교회의 미래가 풍전등화에 놓여 있습니다. 어쩌면 가장 어두운 지금이 교세 회복과 양육을 통한 성숙의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