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영을 불어넣어 창조된 첫 인간은 하나님만 찬양하며 살았습니다. 존재 자체가 예배였고 하나님과의 교제 속에서 온전한 평안과 자유를 누렸습니다. 그러나 마귀는 인간의 믿음을 흔들며 속삭였습니다. “정말 선악과를 먹으면 안 되는 걸까.” “이 열매를 먹으면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 같은 마귀의 유혹에 넘어간 인간은 하나님보다 자신의 지혜와 욕망을 따르기로 선택한 그 순간부터 모든 것이 변질됐습니다.
시선이 달라졌고 관계가 깨졌으며 평온했던 마음은 두려움과 혼란으로 가득 찼습니다. 오늘 본문은 모세가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율법을 받는 동안 백성들이 우상 숭배를 하는 내용입니다. 백성들은 모세를 기다리지 못하고 아론에게 새로운 신을 만들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아론은 금송아지를 만들어 백성들 앞에 세운 뒤 “내일은 여호와의 절일”이라며 제사까지 드립니다.
이를 보신 하나님은 모세에게 “네 백성이 부패했다”고 말씀하십니다. 더 심각하고 무서운 것은 그들의 변질이 단순한 배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하나님을 섬긴다’는 명목으로 착각하며 행한 점입니다. 이런 변질은 우리 안에서 교묘하게 정당화됩니다. 이는 하나님을 진정으로 섬기는 게 아니라 인간의 방식대로 하나님을 조작하려는 죄입니다.
우상은 단순히 금송아지와 같은 형태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는 것, 하나님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 말씀보다 우리의 의지와 생각과 판단을 앞세우는 완악함 등이 오늘날 우리의 금송아지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예배를 드리지만 진정 하나님께 온전히 드리는 예배인지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을 따른다고 하지만 정말 그분만을 의지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우리는 한때 주님을 배반하며 살았습니다. 하나님보다 세상을 더 사랑했고 주님의 음성보다 내 생각과 욕망을 앞세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를 끝까지 사랑하셨고 우리를 다시 부르시기 위해 십자가에서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셨습니다.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 그 피로 우리를 화목하게 하셨습니다.
“곧 우리가 원수 되었을 때에 그의 아들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은즉 화목하게 된 자로서는 더욱 그의 살아나심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을 것이니라.”(롬 5:10)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화목 제물로 삼으셔서 우리를 향한 참된 구원의 길을 예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피로 우리를 속량하시고 죄로 인해 하나님과 단절되었던 우리를 다시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구원이란 하나님과 단절된 인간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을 통해 죄 사함을 받고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입니다.
이제는 주님만을 사랑하며 살 수 있도록 ‘주여 내 안에 임재하여 나를 다스려 달라’고 눈물로 회개해야 합니다. 주님 앞에 엎드려 내 삶의 우상을 부수고 욕망을 내려놓으며 내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을 따르겠다고 결단할 때 주님은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우리를 다시 일으키시고 새롭게 하시며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세우실 것입니다. ‘네 백성’에서 이제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축복이 우리 모두에게 임하기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서대천 목사(서울 홀리씨즈교회)
◇서대천 목사는 고려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북한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칼빈대에서 명예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공동회장과 성산전도협회 대표회장, 우리민족교류협회 공동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삼산노회 노회장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