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대출금리에 기준금리 인하 반영할 때”

입력 2025-02-24 18:43
사진=연합뉴스

김병환(사진) 금융위원장은 대출금리에도 시장 원리가 작동해야 하기 때문에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하를 대출금리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은행을 재차 압박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24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은행들의 이자 장사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혀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하라는 게 기본적으로 시장에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며 “(반영에) 시차가 존재하고, 지난해 가계부채 관리라는 부분도 있었지만 이제 시간도 좀 지났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은행들이 신규 대출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분명히 있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금융 당국이 직접적으로 (금리에) 강하게 개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면서도 “이제는 반영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은행권 대출금리 현황 점검에 대해서도 “금리 결정 과정이 시장원리에 따라 되고 있는지 부분을 점검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대출금리는 크게 내려가지 않고 있지만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표 정기 예금 상품 금리는 연 2%대로 떨어졌다. 현재 연 3% 수준인 기준금리보다 낮다. KB국민은행은 대표 예금 상품인 ‘KB스타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를 기존 연 3%에서 연 2.95%로 0.05% 포인트 낮췄다. 이 상품의 금리가 2%대로 내려간 것은 2022년 7월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신한은행도 지난 20일 ‘쏠편한 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연 3%에서 연 2.95%로 내렸다. 이 역시 2%대로 금리가 내려간 것은 2022년 6월 이후 2년8개월 만이다.

그러나 대출금리는 여전히 4%대에 머물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지난해 12월 평균 가계 대출금리는 연 4.49~5.17%로, 금리 인하 전인 9월(연 4.04~4.47%)과 비교해 오히려 0.45~0.7% 포인트 올랐다.

다만 김 위원장은 지난해 하반기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는 은행들의 역할이 컸다고 봤다. 그는 “지난해 8월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어날 때 금융 당국이 억제 메시지를 냈다. 당시 일차적으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는 형태로 반영했었다”며 “이후 금리 인상보다는 대출 심사 강화 방향으로 말씀을 드렸는데, 은행들이 정부 당국과 소통을 잘해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가계대출은 2월 다시 조금 늘어나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그 폭이 현재까지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며 “현재까지 기조를 유지하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김 위원장은 은행권이 오는 4월부터 3년간 시행하는 ‘소상공인 맞춤형 채무조정’과 ‘폐업자 지원 프로그램’의 대상과 혜택도 확대한다고 했다. 당초 폐업 예정자만 지원할 계획이었으나 기폐업자까지 포함해 수혜 대상을 확대했고, 개인 외에 법인 소상공인도 지원 대상에 포함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