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음악 프로듀서인 자이언티(Zion.T)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KCDF갤러리에서 하는 제3회 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상 전시장을 찾았다. 전시는 신경다양성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공모전으로 올해는 ‘지금, 내 이름을 불러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대상을 받은 이진원을 비롯한 수상자 13명의 작품 45점이 나왔다.
자신의 이름을 친절하게 불러준 사람들을 그리는 이진원의 작품을 본 뒤에 자이언티는 “평소 거울도 잘 안 볼 정도로 사람의 얼굴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 내게 이 작품들은 주변 사람들을 다정하게 살펴보라고 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동차, 버스 등을 그리면서 엔진, 블랙박스 등 내부 부품까지 세밀히 포착하는 우수상 권세진의 작품을 보고는 “와, 쿨한데요”라며 감탄사를 뱉었다.
“작품을 만들 때 멋을 부리고 싶어 하는 게 대부분의 심리지요. 이들은 어떻게 그리면 멋있게 보일까, 잘못 그려 망신당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의 감옥에서 아주 자유로운 것 같아요.”
그도 그림이 좋아서 중학교 때까지는 미술 동아리를 하며 화가, 일러스트레이터를 꿈꿨다. 미술에 대한 열정은 내부에 샘물처럼 고여 있다. 그는 “작품 감상은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창작자에게는 음악이든 미술이든 새로운 자극과 영감을 주는 필수적인 일”이라고 했다. 제작에도 나서 2015년에는 미디어아티스트 강현선씨와 2인전을 열었다. 올해 들어서도 패션 브랜드 코스(COS)의 제안으로 시각예술가 275C와 함께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 재개관 기념 특별전 ‘살롱 2.0’을 하는 중이다. 전시 콘셉트를 제안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했는데, 살롱문화를 내세운 것은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싶었기 때문이라고.
그는 아르브뤼미술상 수상자들의 전시 역시 소통의 관점에서 강력히 추천했다.
“정말 좋은 자극을 받았습니다. 빈말이 아니에요. 다른 관점을 이해하려고 시도하는 게 중요하지만 그런 계기는 많지 않잖아요. 이 전시는 확실히 다른 세계로 인식의 확장을 가져다주는 거 같습니다.”
손영옥 미술전문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