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사진)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빅테크 중심의 민영기업 좌담회에서 중국이 서방과의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1일 ‘자신감을 북돋우고 실력을 한껏 발휘하라’는 제목으로 시 주석이 참석한 지난 17일 비공개 좌담회 뒷얘기를 보도했다. 시 주석은 당시 민영기업 대표들에게 “장기적으로 동풍이 우세할 것”이라며 “자신감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풍’은 중국 등 사회주의 세력, ‘서풍’은 자본주의 세력을 가리키는데 마오쩌둥이 1957년 11월 옛 소련 방문 연설에서 언급한 표현이다. 마오는 당시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발사에 성공한 것을 축하하며 “동풍이 서풍을 압도한다”고 말했다. ‘동풍이 서풍을 누르지 못하면 서풍이 동풍을 잠재울 것이다’라는 중국 격언에서 따온 표현이다.
시 주적은 이날 “중국이 경제 발전에서 기적을 창조할 수 있었던 데는 민영 경제의 공이 크다”며 참석자들을 치하하고 민영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내놨다. 민영기업들이 미·중 경제 전쟁의 선봉에 서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민영기업은 수출입과 세수 기여도가 50% 이상이고 도시 고용 기여도는 80%가 넘는다. ‘저비용 고성능’ 인공지능(AI) 모델로 세계를 놀라게 한 딥시크, 세계 전기차 생산 1위 BYD,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등은 모두 민영기업이다.
한편에선 딥시크 쇼크 이후 중국에서 부는 과도한 민족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콩 중문대학 선전캠퍼스 공공정책학부 정융녠 학장은 소셜미디어에서 “(딥시크의 부상은) 자연스럽게 강한 민족주의 정서의 물결을 일으켰지만 중국은 기술과 데이터 품질 면에서 여전히 미국에 뒤처져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도한 민족주의는 치열한 기술경쟁에서 중국에 해롭다”고 경고했다. 정 학장은 첨단 반도체 생산 기술 부족, 인터넷과 AI에 대한 당국의 규제를 문제로 지적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