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율이 처음으로 30%를 돌파했다. 전체 육아휴직자도 13만2535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부모가 모두 육아휴직을 썼을 때 육아휴직급여 상한을 대폭 끌어올린 효과가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23일 이런 내용의 ‘2024년 일·육아 지원제도 사용 현황’을 발표했다. 지난해 육아휴직자는 역대 가장 많은 13만2535명으로 전년 12만6008명 대비 6527명(5.2%) 늘었다.
특히 ‘아빠’의 육아휴직이 매우 증가했다.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4만1829명으로 전체의 31.6%를 차지했다. 처음으로 30%를 넘어섰다. 2015년 남성 육아휴직자가 4872명, 비율은 5.2%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10년 새 인원은 9배, 비중은 6배 뛰었다.
고용부는 확대 개편된 ‘부모 함께 육아휴직제’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한다. 2022년 도입된 ‘3+3 육아휴직제’는 생후 12개월 이내 자녀를 가진 부모가 둘 다 3개월 육아휴직 시 월 최대 30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지난해부터는 ‘6+6’ 제도로 확대돼 생후 18개월 이내 자녀를 둔 부모가 모두 6개월 육아휴직을 쓰면 월 최대 450만원을 받는다. 지난해 이 제도의 혜택을 받은 인원은 5만1761명으로 전년 대비 2.16배 증가했다. 육아휴직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덜어준 것이 남성의 육아 참여를 늘리는 데 주효했던 것이다.
올해도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달 중순까지 남성 육아휴직 사용자는 578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증가했다. 올해부터는 기존 150만원이었던 육아휴직 급여가 250만원으로 인상됐고, 부모 함께 육아휴직제의 첫 달 급여도 기존 20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상향돼 참여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부모 돌봄이 가장 필요한 0세(생후 12개월 이내)에 육아휴직이 증가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에는 여성의 80%, 남성의 46.5%가 0세 때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육아휴직 평균 사용기간은 8.8개월로 여성은 9.4개월, 남성은 7.6개월이었다.
중소기업 재직자의 육아휴직 비중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대기업 재직자 비중은 43.2%, 중소기업 재직자는 56.8%였다. 대기업 종사자 비중이 전체 노동자의 10% 수준이란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에서 육아휴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중소기업 육아휴직자 비중도 전년보다 1.2% 포인트 늘며 조금씩 개선되는 추세다.
세종=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