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채 최근 주한 중국대사관 등에서 난동을 부렸던 40대 남성 유튜버 안모씨가 구속됐다. 안씨는 중국의 부정선거 개입 의혹의 발단이 된 ‘선거연수원 중국인 간첩단 99명 체포’ 뉴스의 제보자라고 밝혔는데, ‘미군 정보 소식통’으로 언급된 것과 달리 미군 복무 경험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법은 재물손괴 및 공용물건손상 혐의를 받는 안씨에 대해 지난 22일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는 지난 20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빨리 조사해 달라”며 난동을 부리다 거부당하자 출입문 유리를 깨고 내부로 진입하려 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안씨는 앞서 지난 14일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을 찾아가 경찰을 향해 “중국인인 것 같다”고 조롱하며 진입을 시도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었다.
안씨는 최근 KBS와의 인터뷰에서 ‘12·3 비상계엄 당시 경기도 수원의 선거연수원에서 중국인 간첩단 99명이 체포돼 주일미군기지로 압송됐다’는 내용의 스카이데일리 보도 취재원이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스카이데일리 보도에 대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주한미군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선관위는 매체와 기자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안씨는 매체 기자와의 통화 녹취록에서 자신을 ‘미군 출신 정보요원’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미국정치갤러리’를 통해 자신의 휴민트(비밀요원)들과 소통하며 정보를 얻는다고 주장했다. 이 보도는 부정선거론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혐중’ 음모론을 확산시켰지만 결국 가짜뉴스로 드러난 셈이다.
안씨의 허황된 주장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11년 온라인 커뮤니티에 안중근 의사가 자신의 증조부라며 미군 군복을 입고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는 사진을 올렸다 논란이 일자 직계가 아니라고 말을 바꾸고 미군 사칭을 인정했다. 스스로 ‘메소드 연기를 하는 (미군) 코스프레어’라고 변명했던 안씨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 집회 현장에 다시 나타났다. 안씨는 지난 10일에도 ‘캡틴 아메리카’ 복장을 한 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에 나타나 회의장 길목을 막는 등 난동을 부렸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