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이재명만은 안 된다’로 뭉치자”… 사실상 조기대선 출사표

입력 2025-02-23 18:45 수정 2025-02-23 19:46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안 의원은 “시대교체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치교체”라며 사실상 조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통령이 돼선 안 된다는 생각만 같으면 다 함께 모여 (지지도) 50%를 넘기는 것만이 정권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여권이 ‘반(反)이재명’ 기치 아래 보수와 중도층 통합 전략을 펴야 조기 대선 현실화 시 승산이 있다는 취지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이 시대의 시대정신인 시대교체, 시대전환을 완수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대선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안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정치는 이념 갈등, 지역 갈라치기, 세대 갈라치기, 남녀 갈라치기에다 이제는 진영 내 진영 갈라치기까지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극단화되며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며 “(이제는) 극심한 정쟁과 갈등을 넘어 통합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교체를 제시하며 대통령과 국회의 권한 축소를 위한 개헌 및 선거제도 개편도 촉구했다.

안 의원은 ‘사실상의 대선 출마 선언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생각하시는 대로”라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어 “국민이 분열된 상태에서 위기를 극복한 나라는 이 세상에 없다”며 “국민통합을 진정으로 실행에 옮기는 정치인이 (차기 정치 지도자로) 선택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의 ‘우클릭’ 행보에 따른 경계심도 드러냈다. 안 의원은 “이대로 두면 우리 당이 위험하다. (국민의힘도) 중도층에 대해 소구력 있는 메시지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층’에 대해서는 “이렇게 강한 의견을 가진 분들만 모이면 그건 바로 이 대표를 대통령 만들어주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에는 “만약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다면 급속히 생각이 바뀔 것”이라며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 것인지 전략적 판단을 하는 시점이 바로 그때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여권 주자들도 이날 중도층을 향한 메시지를 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보수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중원은커녕 안방까지 내줄지도 모른다. 이 대표의 신종사기에 국민들이 속지 않도록 보수는 중원경쟁에 지금이라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대표의 상속세 개편 추진 움직임에 대해 “서울 집 한 채 가진 중산층의 표심을 겨냥한 미봉책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 현실과 자산 축적 구조 변화를 반영한 근본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구자창 이강민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