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작년 하반기 北 미사일 우크라 전쟁에 대거 투입

입력 2025-02-23 18:52
영국 런던 주재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우크라이나 국기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2014년 친러시아 반군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격추 사건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팻말도 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가 지난해 하반기(7~12월)에 북한산 미사일을 대거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와 북한이 지난해 6월 상호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반자’로 격상한 이후 실전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요미우리신문은 23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우크라이나군의 발표 자료 등을 바탕으로 집계한 러시아군의 미사일·드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하반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이 발사한 북한산 미사일이 총 74발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6월) 8발에서 9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러시아군이 발사한 미사일 중 북한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0.7%에서 하반기 6.7%로 급증했다.

러시아는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북 때 북한과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을 체결했다. 협정에는 ‘당사국 중 한쪽이 침략당하면 모든 수단으로 원조를 제공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이를 언급하며 “북한과 군사 기술 협력을 진전시키는 것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후 북한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전장으로 병력을 파견했다.

일본 방위성 방위연구소의 효도 신지 연구간사는 “러·북 군사 기술 협력이 공식화되면서 러시아에서 북한산 미사일을 본격적으로 사용한 것 아닌가 싶다”며 “계속해서 북한에 대한 의존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북한이 연내 러시아에 단거리탄도미사일 ‘KN-23’ 150발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쿠르스크 전장에서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에 고전한 북한군은 새로운 작전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브스와 우크라이나 싱크탱크 국방전략센터(CDS)에 따르면 북한군은 드론 공격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격 작전 때 이동 규모를 중대 단위(100~200명)에서 소대 단위(50여명)로 줄였다. 또 북한은 대전차 무기인 ‘불새-4’도 작전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