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마다 선교지 온듯… 다음세대 체험의 장을 열다

입력 2025-02-24 03:02
KUM캠프에 참가한 청년들이 지난 21일 대전 헬몬수양관에서 남아공 최선욱 선교사의 사역 이야기를 듣고 있다.

2030세대 청년 10여명이 남아프리카공화국 국기가 걸린 교실에 들어섰다. 여권 모양의 카드를 내밀자 한 봉사자가 마치 해외 입국 심사를 진행하듯 입국 허가 도장을 쾅 찍었다. 최선욱(49) 김혜숙(51) 선교사 부부는 “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의미의 남아공 코사족의 말 “우티꼬 우탄도”를 외치며 청년들을 반겼다. 최 선교사 부부의 안내에 따라 청년들은 남아공으로 선교여행을 떠난 듯 현지 언어와 문화를 배웠고, 현지어로 된 찬양을 따라 부르고 춤을 추며 예배를 드렸다.

고신차세대선교운동(KUM)이 지난 20~22일 대전 대덕구 홍도로 헬몬수양관에서 KUM캠프를 개최했다. ‘복음, 그리고 선교’라는 주제로 열린 캠프에선 남아공 대만 베트남 모로코 이슬람 A국 등을 콘셉트로 꾸며진 교실을 방문해 선교 실습을 해보는 ‘KUM체크인’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KUM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 총회세계선교회(KPM)에 속한 선교운동으로 다음세대를 하나님 말씀과 선교 비전으로 일으켜 세워 선교사로 훈련하고 파송하는 데 목적을 둔다.

A국에서 지난해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청년선교사로 사역했던 김현제(21)씨도 이날 같이 선교를 다녀온 팀원들과 함께 강연자로 나서 또래 청년들에게 현지에서 선교 사역하며 느낀 소회를 담담히 풀어냈다. 청년들은 현지 교회 현황과 치안 정보, 후원금 등 선교비용은 어떻게 마련했는지 등을 질문하며 관심을 보였다.

김씨는 “모태 신앙이었지만 이 캠프에 오기 전까지는 사실상 신앙이 없어 세상 속에서 살았다”며 “하지만 선교를 다녀온 후 복음을 듣지 못한 이들이 많다는 것이 안타까웠고, 선교는 선교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이 있다면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란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더 많은 친구들이 선교에 참여해 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원민 KPM훈련원장은 “30대 이하 선교사들이 전체의 7%에 못 미치고, 교회를 떠나는 청년이 많은 현실에서 선교의 꿈을 품은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모여 관계를 맺고 교류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청년선교사를 파송하는 일뿐 아니라 청년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선교사로 살면 좋겠다”고 밝혔다.

KUM 측은 오는 5월 선교훈련학교인 쿰스쿨을 열고 청년선교사를 양성하는 일을 이어간다. 또 올해 여름 우즈베키스탄과 아제르바이잔으로 떠날 청년 단기선교팀도 조직할 예정이다.

대전=글·사진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