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대항마로 떠오른 중국 딥시크의 국내 이용자 수가 빠른 속도로 붕괴하고 있다. 중국의 특유의 검열 시스템이 정보 검색을 방해하는 데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까지 이어지며 이용자 이탈이 가속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2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딥시크 일간활성이용자(DAU)는 1만5398명(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13만3186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빠르게 감소해 한 달도 되지 않아 10분의 1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지난달 20일 출시된 딥시크는 신규 모델인 R1의 성능이 챗GPT의 최신 모델 ‘o1’보다 높으면서도 개발에 필요한 비용과 칩 사양은 낮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관심을 받았다. 딥시크 측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AI 기술기업들은 더 이상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엔비디아가 독점하다시피 하는 고성능 칩을 고가에 사들일 필요가 없는 의미였다.
그러나 결국 성능과 보안 문제가 딥시크의 발목을 잡았다. 중국 특유의 폐쇄적인 검열 시스템이 AI에도 적용되며 이용자 반감을 불러일으켰다. 정확성과 객관성이 생명인 생성형 AI에 중국 공산당 입장이 지나치게 반영된 답변이 나오기 일쑤였다. 이날 기준 딥시크에 ‘천안문 사태에 대판 비판점’을 검색하면 “중국이 경제성장과 사회안정을 추구하고 있다”는 답변이 출력된다.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비판’을 물어보면 “중국 정부의 노력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답한다.
여기에 지난 15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딥시크의 이용자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공식화하고 국내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며 쐐기를 박았다. 개인정보가 중국 SNS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로 유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신규 다운로드마저 금지됐다.
딥시크가 경쟁사 대비 확실히 우월한 성능을 자랑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챗GPT·퍼플렉시티·클로드 등 익숙한 대체재가 충분한 상황에서 굳이 성능·보안 우려가 큰 딥시크를 쓸 유인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