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최종진술서 계엄 정당성 강조할 듯… 대국민 사과도 검토

입력 2025-02-23 18:34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을 이틀 앞둔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윤 대통령은 25일 헌재에서 직접 최종의견을 진술하겠다는 뜻을 법률대리인단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윤웅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5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마지막 변론기일에 출석해 최종의견을 밝히기로 하고 직접 원고를 작성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으로서 국가를 위해 정당하게 행사됐다고 마지막까지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측은 대통령의 탄핵소추로 인한 국정 공백과 혼란에 대해 사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 대통령은 헌재에서 직접 최종의견을 진술하겠다는 뜻을 법률대리인단에 밝혔고, 현재 원고를 쓰는 중이다. 윤 대통령은 최종의견에서 “비상계엄 전 과정은 헌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뤄졌다”며 헌재가 역사적 재판에서 파면이 아닌 직무복귀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측은 최종의견에 대해 23일 “내용은 미정이며, 대외적으로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다만 한 관계자는 “그렇게 간단하겠느냐”고 언급해 많은 대목이 다뤄질 것을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장시간에 걸쳐 국회 탄핵소추 사유 각각을 소상히 반박하는 동시에 야당의 ‘입법 독재’ 행위와 헌재의 탄핵재판 절차의 불공정성에 대해서도 기존 주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으로 재직하며 간첩 등 다양한 반국가적 행위들을 파악했다는 내용, 부정선거 의혹이 말끔히 해소돼야 한다는 내용도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소추로 초래된 국정 공백과 국민적 여론 분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는 내용이 담길 가능성도 있다. 윤 대통령 측은 대국민 사과 여부에 대해 “여러 가지 관점에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헌재 대심판정에서 본인의 탄핵심판에 대해 직접 최종의견을 진술한 첫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은 최종 변론기일에 헌재에 출석하는 대신 법률대리인인 이동흡 변호사를 통해 최종의견이 낭독되게 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사익 추구 의혹을 부인하며 “어떤 상황이 오든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으나 11일 뒤 파면됐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