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품은 아이들 <86>] “‘엄마’ 말밖에 못하는 아들과 교회서 평안 얻어요”

입력 2025-02-24 03:03
지성이가 지난해 8월 부산 사하구 한 어린이집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다. 황현주씨 제공

지성(가명·4)이와 그의 어머니 황현주(가명·43)씨는 매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성이는 언어·인지 발달 지연, 감각처리 능력 미달로 운동 협응이 지연되고 시지각 발달이 저하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황씨 역시 지적장애가 의심돼 아이 양육과 치료센터 동행이 원만하지 않은 상황이다.

남편 없이 아이를 양육하는 황씨는 가사와 경제를 홀로 책임지며 아이의 치료를 감당했다. 조건부 수급으로 생활비 101만원과 한부모수당, 아동수당 등으로 겨우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는 과거 부산 사하구 동네 시장에서 일했지만 현재는 아이를 더 잘 돌보기 위해 일을 그만뒀다.

그동안 지성이의 치료는 발달재활바우처를 사용해 충당했고 추가적인 치료 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워 외부 지원에 의존해 왔다. 최근엔 이마저도 지원이 종료돼 치료 중단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9월까지 동네 시장 골목길에 있는 월세 10만원 다세대주택에 거주하던 모자는 지방자치단체 도움으로 임대아파트로 이사했다.

양육 환경도 고민거리다. 황씨의 지적 능력으로는 아이에게 적절한 발달 자극을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발달센터에서 아동 지도 방법을 배우고 있지만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지성이에게 온전히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실제로 지성이의 정밀발달검사 결과 인지·언어·운동·사회·정서·적응 행동 발달이 모두 또래보다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언어치료와 감각통합치료를 받고 있지만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이 의료진의 진단이다.

어려운 상황 속 모자의 정신적 안식처는 돌고 돌아 교회였다. 지성이와 황씨는 부산 하단교회(김영한 목사)에 출석 중이다. 그는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이가 할 수 있는 말이 ‘엄마’밖에 없다 보니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며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서 평범하게 대화를 나누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적을 품은 아이들' 성금 보내주신 분
(2025년 1월 22일~2월 19일)

※500만원 이상 모금될 경우, 목표액이 넘는 금액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장애아동에게 지원됩니다.

△김순배 50만 △김병윤(하람산업) 무명 20만 △강창일 고인자 김영옥 백승례 연용제 조군자 10만 △권성만 김태성 박찬혜 봉하순 이강자 이신애 이연숙 인유자 진명호 최현수 한승우 홍순란 5만 △김광미 김영희 나철균 송현자 이정이 3만 △신영희 장영선 최정아 2만 △최미옥 1만5000 △곽성자 김애선 무명 송복순 양종근 여승모 1만

◇일시후원 : KEB하나은행 303-890014-95604
(예금주: 사회복지법인밀알복지재단)
◇후원문의 : 1600-0966 밀알복지재단

유경진 기자 yk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