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사진) 사랑제일교회 목사 측이 운영하는 알뜰폰 업체 ‘퍼스트모바일’이 교회와 연관된 단체에 가입자 개인정보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퍼스트모바일의 이용약관과 개인정보 처리 방침이 개인정보보호법에 위반되는지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퍼스트모바일은 가입자 개인정보를 ‘필수 동의’로 수집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 청년사업단, 자유마을 등에 제공하고 있다. 이 단체들은 전국 곳곳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고 있다. 알뜰폰에 가입하면 이름, 주소, 성별, 생년월일, 연락처, 이메일 등이 탄핵 반대 집회 소집에 활용될 수 있는 셈이다. 수집한 개인정보는 마케팅 광고 및 서비스 제공 목적으로 이용된다고 명시돼 있다.
20일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내용에 따르면 개인정보위는 “마케팅 광고와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은 이동통신 서비스의 본질적인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선택 동의 사항”이라며 “그럼에도 퍼스트모바일은 필수 동의로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고 있고, 동의를 거부할 경우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으므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과태료 부과 대상”이라고 밝혔다.
퍼스트모바일의 개인정보 처리 방침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퍼스트모바일은 ‘기타 수집 정보’에 휴대폰 주소록, 차량운행 이력 정보, 접속 IP 등 과도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개인정보의 처리목적, 수집 항목, 보유 및 이용 기간을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처리하는 것과 동의를 받아 처리하는 항목으로 구분해야 하지만, 퍼스트모바일의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서는 구분되어 있지 않다”며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수집 수준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오자 퍼스트모바일은 최근 슬그머니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개정했다.
퍼스트모바일의 회선 수는 지난해 7월 기준 3만6097개로, 1년 전(2023년 7월) 6976개에서 5배 이상 급증했다. 이 의원은 “전 목사 세력이 이용자 동의를 강제하는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하고 이용해온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위협”이라며 “개인정보위는 형사 처벌 등 신속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