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반도체 관세’ 일정 앞당긴 트럼프 “엄청난 수입 거둘 것”

입력 2025-02-20 18:47
백악관이 19일(현지시간) 엑스에 올린 이미지. 뉴욕 맨해튼을 배경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왕관을 쓰고 있고 ‘왕 만세’라는 문장이 적혀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맨해튼의 혼잡통행료 폐지를 지시한 것을 두고 “맨해튼과 뉴욕이 구원받았다”고 표현했다. 엑스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다음 달 또는 그 전에 자동차·반도체·의약품·목재 등에 대한 관세를 발표할 예정이며 이는 미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4월 2일쯤이라고 했던 발표 일정이 앞당겨진 것이다.

대미 최대 수출품인 자동차와 반도체 관세 부과에 대비하기 위한 한국의 행보도 더욱 바빠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주최한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프라이오리티 서밋’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며 “그들(외국 기업)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그들은 관세를 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가 우리 재정에 수조 달러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들이 미국에서 훌륭한 자동차를 생산하게 될 것”이라며 “자동차 제조회사 세 곳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우리는 (생산 기지를 지을) 모든 곳을 찾고 있다. 거기에 있고 싶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유럽연합(EU)의 부가가치세(VAT)에 대해 “외부 사람들이 자동차를 판매하기 어렵게 만드는 파괴적인 행위”라며 “그들은 비금전적인 관세도 매우 강하게 부과하기 때문에 매우 불공평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이날 플로리다에서 워싱턴DC로 복귀하는 전용기 안에서도 취재진에게 잇단 관세 부과 계획과 관련해 “우리는 엄청난 관세 수입을 거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 폭탄’이 상대국으로부터 다른 현안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협상 지렛대’일 뿐 아니라 세수 충당 목적도 상당히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날 새롭게 거론한 수입 목재에 적용할 관세율에 대해선 “아마도 25%”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서밋 연설에서 “우리는 가정과 근로자, 회사들을 위해 극적으로 세금을 내릴 것”이라며 “팁에 과세하지 않고 사회보장과 관련한 세금을 부과하지 않을 것이며 초과근무수당에 과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또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의 연방정부 구조조정으로 아낀 돈의 20%는 국민에게 돌려주고, 20%는 정부 부채를 갚는 데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민이 받을 액수가 가구당 5000달러(약 720만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는 DOGE가 2조 달러 예산 절감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경우 가능한 액수다. 이 목표가 달성될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예산 절감액을 국민에게 돌려주자는 것은 투자자 제임스 피시백의 아이디어다. 피시백은 최근 엑스에 ‘DOGE 분배금’이라는 표현과 함께 2조 달러의 20%를 국민에게 세금 환급 형식으로 돌려주자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머스크가 “대통령과 상의하겠다”고 화답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