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하다 보면 특정 행동이 죄인지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테면 결혼하지 않는 것이 죄인지 질문하는 식입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죄를 피하면 선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태도로 이어집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특정 행동보다 우리가 본질적으로 어떤 존재인지 깨닫는 것입니다.
사사기 20장에서 베냐민 지파는 기브아 사람들이 저지른 악행을 감싸고 전쟁을 선택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죄악을 인정하기보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싸웠습니다. 베냐민 지파는 단순히 잘못된 행동을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사사기 1장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가나안 족속을 몰아내라고 명하셨지만 베냐민 지파는 이를 따르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사소해 보였던 불순종이 점점 더 큰 죄악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단순히 작은 죄가 큰 죄로 번졌다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애초에 하나님께 불순종할 수밖에 없는 존재였기 때문에 결국 죄를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도 비슷한 실수를 합니다. 우리는 종종 죄의 크기를 따지며 사소한 죄는 괜찮다고 여기지만 본질적으로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태도입니다. 죄가 되는 행동만 피하려 하기보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모습이 어떠한지 근원적으로 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베냐민 지파는 결국 자신들의 죄악을 직면하기보다 감추고 합리화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기브아의 죄를 지적받자 회개하기보다 오히려 전쟁을 선택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을 지적받을 때 변명하거나 분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죄를 인정하고 회개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 앞에서 바른 태도입니다.
베냐민 지파는 자신들에게 뛰어난 전사들이 있다는 이유로 승리를 확신했습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전투에서 승리하자 더욱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이는 거짓된 승리였습니다. 결국 이스라엘의 전략에 무너졌고 완전히 패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죄악은 직시하지 않고 눈에 보이는 강점만을 바라보았습니다.
우리도 이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신이 잘하는 부분을 강조하며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살아간다면 결국 하나님 앞에서 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회개할 기회를 주십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 기회를 잡느냐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죄를 인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어렵고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죄를 드러내시는 분이자 동시에 용서하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모습을 숨기려 하지 말고 겸손히 회개하며 나아가야 합니다.
베냐민 지파는 마지막까지 돌이킬 기회를 놓쳤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아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회개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깨닫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의 은혜를 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으면 우리는 우리의 잘못을 깨닫기 어렵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겸손히 나아가 그분의 뜻에 순종하며 살아가는 신앙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최봉준 목사(마포중앙교회 부목사)
◇최봉준 목사는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서울 마포중앙교회 부목사로 섬기고 있습니다. 언제나 하나님의 사랑,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만을 전하기 위해 힘쓰며 자신보다 예수 그리스도가 가장 먼저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사역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