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의 이색 실험 ‘AI 돼지빌딩’… 기술·장비 도입 나선다

입력 2025-02-20 18:28
김태흠(가운데) 충남지사가 20일 도청에서 '양돈빌딩'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충남도가 스마트 기술로 돼지를 사육하는 이른바 ‘AI 돼지빌딩’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도는 20일 양샹그룹, 수잉과학기술유한회사와 최첨단 양돈빌딩 기술과 장비를 도입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도에 따르면 양돈빌딩은 사료 생산과 돼지 생산·사육, 도축, 돼지고기 가공까지 한번에 해결하는 양돈 시스템이다. 개체별 정밀 급여, 전자동 냉난방과 환기 시스템, 질병 예측 시스템, 차단 방역 등 스마트 축산 기술을 적용해 부지를 줄이고 노동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돼지의 배설물은 퇴비나 액비로 만들고, 빌딩 최상층에 악취제거와 환기 시스템을 설치해 냄새를 차단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2016년 중국에서 양돈빌딩이 처음 운영된 뒤로 가축 전염병이 발생한 적은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게 도의 설명이다.

앞서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해 11월 중국 광둥성 퍼산시에 있는 양샹그룹의 양돈빌딩 건립 현장을 방문한 뒤 양돈빌딩의 기술과 장비 도입을 추진해왔다.

이날 협약을 체결한 양샹그룹은 중국 광둥성과 호남성 등 6개 지역에 양돈빌딩을 짓고 총 250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수잉과학기술유한회사는 정보통신기술(ICT) 시설·장비를 활용해 양돈빌딩 자동화·지능화 플랫폼을 구축하는 양샹그룹의 자회사다.

협약에 따르면 도는 우량 품종의 돼지를 생산하고 고급육 생산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지원하고, 수잉과학기술유한회사의 축산 장비를 도입해 도내 스마트 축산 기반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양샹그룹, 수잉과학기술유한회사와 공동 연구·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양샹그룹은 양돈산업 공동 연구·기술 개발에 참여해 도의 스마트 축산복합단지 조성에 협력하고, 축산농과 축산 관계자를 대상으로 전문 교육과 양돈빌딩 견학을 제공할 예정이다.

수잉과학기술유한회사는 입체 지능형 스마트 축산단지 구축에 필요한 미래형 양돈농장 솔루션과 첨단 AI 스마트 장비, 맞춤형 방역 시스템을 제공한다. 이와 함께 가축분뇨 재생에너지 전환과 폐기물 자원화 기술을 제공해 도의 친환경 축산업 육성에 협력하기로 했다.

김 지사는 “소규모 농가를 집적·규모화해 사육부터 육가공까지 원스톱으로 끝내고 분뇨에서 나온 바이오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최첨단 축산단지를 만들어야 한다”며 “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축산농가를 지원하고 도내 축사시설 현대화를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김성준 기자 ks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