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파이퍼 목사 아들이 전하는 ‘목회자 자녀의 삶’

입력 2025-02-21 03:06

삶의 무게가 한 개인에게 얼마나 큰 부담을 줄 수 있는지를 우리는 종종 간과합니다. 화려한 삶을 살던 배우들이 세상을 등진 소식을 듣고서야 그 기대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지 다시금 깨닫습니다. 비단 연예계에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교회 공동체 안에서도, 특히 목회자의 자녀에게도 이런 부담은 깊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책은 목회자 자녀가 겪는 고유한 고민과 내면의 갈등을 진솔하게 풀어냅니다. 저자는 저명 목회자인 존 파이퍼의 아들입니다. 그는 ‘목회자 자녀’란 특별한 정체성이 때론 축복이지만 동시에 무거운 짐이 될 수 있음도 고백합니다. 그가 자라면서 느꼈던 압박감과 신앙의 혼란, 더불어 은혜 속에서 발견한 참된 자유도 이야기합니다.

목사의 자녀란 이유만으로 도덕성과 신앙의 모범을 보이길 기대하는 교회 공동체의 관심은 때때로 이들에게 큰 부담이 됩니다. 스스로 믿음을 갖게 되기 전에 온전한 신앙인이 되기를 요구받습니다. 실수하면 곧바로 비판받는 현실에서 이들은 정체성의 혼란을 겪습니다. 이런 압박은 국내 연예인이 받는 사회적 평가의 무게와도 유사한 면이 있습니다.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목회자 자녀가 겪는 외로움과 상처를 가감 없이 전하는 저자는 결국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자유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목회자 자녀만을 위한 책은 아닙니다. 일반 성도에게도 ‘기대와 은혜’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누군가를 ‘완벽한 신앙인’으로 기대하고 있진 않은지, 실수하는 이들에게 충분한 은혜를 베풀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합니다. 아울러 장로 권사 집사 등의 교회 직분자 자녀 역시 같은 부담을 겪고 있음을 강조하며 이들의 신앙적 여정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이 필요함을 일깨웁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선 ‘나락(那落) 문화’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감시와 비판 등으로 검증의 칼날을 들이밀며 흠잡을 데 없는 평판을 요구하는 풍토입니다. 외모 능력 성과를 기준으로 평가받으며 살아가는 이런 분위기는 결국 개인을 소진시킵니다. 이런 문화적 흐름에서 교회는 더욱 사랑과 이해의 공동체가 돼야 합니다. 책은 이런 방향성을 놓고 고민 중인 이들에게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모든 교회 구성원의 일독을 권합니다.

신은철 편집부장<좋은씨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