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달 출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딥시크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 중심에 서 있는 틱톡의 이용자가 연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숏폼 인기에 더해 틱톡의 공격적인 현금 마케팅이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앱 트래픽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틱톡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489만8510명을 기록했다. 사실상 같은 서비스인 틱톡 라이트(479만1235명)까지 합치면 세계 최대 SNS인 페이스북의 MAU(861만8065명)를 훌쩍 뛰어넘는다.
틱톡은 짧은 영상(숏폼)을 주력으로 하는 중국 플랫폼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SNS다. 하지만 틱톡 이용자들의 민감한 통신 정보가 중국으로 유출되고 있다는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초선 시절 제기한 이 의혹은 결국 ‘틱톡 금지법’ 제정으로까지 이어졌고, 실제 틱톡은 미국에서 일시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17일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딥시크로부터 추출된 개인정보가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로 넘어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현재로서는 바이트댄스가 딥시크 이용자들의 어떤 정보를 무슨 목적으로 얼마나 수집하는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 같은 보안 우려에도 틱톡이 건재한 성장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숏폼 열풍이 자리 잡고 있다. 유튜브(쇼츠) 네이버(클립) 인스타그램(릴스) 등 짧은 영상이 SNS 유행을 주도하자 숏폼 원조 격인 틱톡의 인기도 함께 높아지는 모양새다. 특히 틱톡라이트는 2023년 12월 신규 출시 1년여 만에 MAU가 500만명 가까이 급증했다.
틱톡의 파격적인 현금 마케팅도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주된 원인 중 하나다. 틱톡라이트는 앱에 접속(출석체크)만 해도 현금을 지급하고, 영상을 시청하면 또 보상을 제공한다. 신규 가입자를 유치한 이용자에게는 1인당 3만원의 포인트가 주어지고, 이렇게 모은 수십만원 상당의 포인트는 별도 절차 없이 계좌이체 방식으로 현금화 할 수 있다. 바이트댄스 측은 현금 마케팅에 구체적으로 얼마를 썼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1년 만에 500만명 가까이 급증한 틱톡라이트 MAU를 고려하면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처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틱톡 이용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현행법상 틱톡을 제재할 뾰족한 방법은 없다. 딥시크의 경우 이용자 동의 없이 제3자인 바이트댄스에 개인정보를 넘겼을 가능성이 큰 만큼 국내 서비스 잠정 중단 조치가 이뤄졌지만, 정작 정보를 넘겨받은 바이트댄스는 제재할 수단이 불분명하다.
황석진 동국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중국에 일단 개인정보가 넘어가고 나면 현실적으로 이 정보가 어떻게 보관되고 처리되는지 검증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당국의 구체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지나치게 민감한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않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