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동차 관세 25% 될 것… 반도체·의약품은 그 이상”

입력 2025-02-19 18:31
미국 상원은 18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 인준안을 가결 처리했다. 사진은 러트닉 장관이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상호관세 행정명령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25%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관세율에 대한 질문에 “아마 여러분에게 4월 2일에 이야기할 텐데 25% 정도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에 대해서는 “25%, 그리고 그 이상이 될 것이다. 관세는 1년에 걸쳐 훨씬 더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는 그들(기업)에게 들어올 시간을 주고 싶다. 그들이 미국으로 와서 여기에 공장을 두면 관세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에게 약간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외국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미국으로 옮길 수 있는 시간을 어느 정도 허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모두발언에서도 “전 세계의 가장 큰 기업들이 미국으로 돌아오고 싶어한다”며 “다른 지역의 자동차 공장이 취소되고 있다. 그들이 이곳에 공장을 짓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우리가 관세와 세금, 인센티브를 통해 경제적으로 하는 일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오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자동차와 반도체는 한국의 대미 최대 수출품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에 따라 현재 무관세로 미국에 수출된다. 하지만 트럼프의 공언대로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자동차 수입은 전체 판매량의 절반가량인 약 800만대이며, 국가별 대미 수출은 한국(154만대)이 멕시코(296만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트럼프는 유럽연합(EU)이 상호 관세를 피하는 방법을 묻자 “내가 이해하기로 EU는 이미 자동차 관세를 우리와 같은 수준으로 낮췄다”며 “EU는 자동차에 10% 관세가 있었는데 이제 우리와 똑같은 2.5% 관세가 있다. 그러니 우리는 이미 엄청난 돈을 절약했다”고 말했다. 이어 “EU가 이렇게 한 것을 환영하지만 EU는 우리에게 매우 불공정했다. 우리는 3500억 달러 적자를 보고 있고 그들은 우리 자동차와 농산물을 수입하지 않는다”면서 “그들이 거의 수입하지 않는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 상원에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이 찬성 51표, 반대 45표로 통과됐다. 트럼프의 글로벌 관세전쟁 실무를 총괄하게 된 러트닉은 지난달 29일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우리의 동맹들은 우리의 선량함을 이용해 왔다. 일본의 철강, 한국의 가전과 같은 경우 우리를 그저 이용했다”며 “이제는 그들이 우리와 협력해 그 생산을 다시 미국으로 가져올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제정된 반도체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라 기업들에 지급키로 한 보조금에 대해서도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