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것을 독차지하고 남의 것도 빼앗아버리는 사나운 고양이 트래비스. 오늘도 어슬렁거리다 자기 것도 남에게 내어주는 정 많은 고양이 미켈레와 마주친다. 어김없이 생선을 나눠주던 미켈레는 “꼬리밖에 없지만 가져갈래”라고 건넨다. 트래비스는 “필요 없어. 너 먹어”라고 뿌리치지만 호감을 느낀다. 그렇게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내면서 사랑이 점점 커간다. 그것도 잠시, 미켈레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목숨을 잃는다. 죽어가던 미켈레는 양지로 태어나고 싶다고 말한다. 트래비스가 어디에 있든 따뜻할 수 있도록.
외톨이가 된 트래비스는 슬픔 속에 악당 검은 고양이와도 싸우곤 하지만 이제 예전의 트래비스가 아니다. 깡마른 고양이에게 꼬리밖에 안 남은 생선을 내어주고, 양지도 양보하는 고양이가 돼 있다. 사랑하는 소중한 존재로 인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따뜻한 이야기다.
맹경환 선임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