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배추 등 채소 가격이 고공행진 하면서 농식품 지원 예산이 급속도로 소진되고 있다. 물가 안정 차원에서 할인 예산을 대폭 풀어내는 탓이다. 현재 속도로 할인 예산이 소진되면 올 추석 연휴 때 할인 지원 폭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9일까지인 배추 무 양배추 당근 4개 품목에 대한 할인 지원 기간을 오는 26일까지 일주일 연장한다고 18일 밝혔다. 이와 함께 20~26일에는 시금치 봄동 열무 얼갈이 4개 품목에 대한 신규 할인 지원도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8개 품목의 할인율은 최대 40%다. 정부가 예산으로 20% 할인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유통업체가 부담한다.
할인 기간 연장 및 품목 추가는 이상 기온과 대설·한파로 당분간 배추 무 작황이 좋지 않다는 전망에 기반한 조치다. 배추 무의 대체재인 봄동과 열무, 얼갈이 할인 지원을 실시하는 것도 비슷한 이유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소비자 가격 추이를 감안해 기간 연장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산물 할인 지원이 이어지며 정부 곳간은 바닥을 보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올해 배정한 농식품 할인 예산 1060억원 중 700억원(66.0%)이 1분기에 편성됐다. 이번 할인 지원을 포함한 수치다. 예산 소진 속도를 감안하면 하반기 관련 예산 부족이 우려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추석 연휴 때는 할인을 조금 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