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 소노, 티웨이 인수 임박… 경영권 분쟁 마무리 수순

입력 2025-02-19 01:01
티웨이항공 항공기. 티웨이항공 제공

티웨이항공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 수순을 밟는 모양새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낸 가처분 소송을 모두 취하하면서다. 업계에선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 경영권을 가져가고 2대 주주로 있는 에어프레미아까지 인수하면 ‘제2의 아시아나항공’ 포지션을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명소노의 지주사 소노인터내셔널은 전날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명부 열람·등사,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을 모두 취하했다. 대명소노그룹은 지난달 22일 티웨이항공을 상대로 경영 개선을 요구하고, 주주 제안을 전달하는 등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 경영진 전면 교체, 티웨이항공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유상증자 등을 요구했었다.

우호 지분 확보 등 점차 치열해지던 경영권 분쟁은 대명소노가 가처분 심리를 하루 앞둔 17일 소를 모두 취하하면서 급반전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예림당과 대명소노 측이 경영권 이양, 지분 매매 등을 포함한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뤄졌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양측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측은 “최대주주 예림당과 대명소노그룹이 경영권 매각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공시했다.

자금력이 부족한 예림당이 주총 표결 대신 지분 매각 협상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최대주주 예림당(30.06%)과 2대 주주 대명소노(26.77%)는 지분율 차이가 3% 포인트 정도인데, 자금력 면에서 대명소노가 우위에 있다. 소노인터내셔널의 현금성 자산은 2023년 말 기준 2083억원에 달한다. 반면 예림당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이 69억원에 불과하다.

앞서 대명소노 측은 서준혁 대명소노 회장 등 9명의 이사 후보 선임안을 3월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해달라고도 요청했다. 최대 12명이 정원인 티웨이항공 이사회에는 현재 7명의 이사가 있는데, 4명이 다음 달 임기가 만료된다. 남는 3명을 제외한 9명의 자리를 대명소노 측 인사로 채우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티웨이항공 측이 이와 관련해 묵묵부답으로 대응하자 대명소노는 다음 달 열리는 정기 주총에서 이사 선임 등의 안건 상정해 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 항공업계 재편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명소노가 현재 2대 주주로 있는 에어프레미아까지 인수한다면 항공업계 판도가 크게 바뀔 수 있다. 티웨이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 중 유일하게 파리·로마·프랑크푸르트·바르셀로나 등 유럽 4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미주 노선을 중심으로 운영해왔다. 대명소노가 두 회사를 모두 인수하면 미주와 유럽 노선을 아우르는 항공사를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만일 두 회사가 합쳐지만 강력한 경쟁체제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