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기준금리 인하 전망 속에 은행권 예·적금 금리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대출 금리도 인하 추세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금리 인하 여력이 있다”며 앞으로 대출금리가 더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지난 14일 예금상품 금리를 0.20% 포인트 낮췄다. 이에 따라 4대 은행의 대표 예금상품 금리는 12개월 만기 기준 최고 연 3.0%까지 내려왔다. 전달 취급된 금리 평균값보다 0.2% 포인트 줄었다. SC제일은행은 전날부터 예금상품 금리를 최대 0.50% 포인트 내렸다.
인터넷전문은행과 저축은행 금리도 하락세다. 케이뱅크는 최근 ‘코드K 정기예금’ 12개월 만기 금리를 연 3.00%에서 2.90%로 낮췄다.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6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84%로 한 달 전 대비 0.18% 포인트 하락했다.
은행권의 이 같은 수신상품 금리 인하는 시장금리 하락 흐름을 반영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오는 2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현 3.00%인 기준금리가 인하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출금리 역시 인하 추세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4일부터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0.1% 포인트 내렸다. KB국민은행도 지난 14일부터 일부 비대면 주담대 금리를 0.1% 포인트 낮췄다.
주담대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 결정 기준이 되는 코픽스 하락으로 변동형 주담대 상품 금리도 낮아졌다. 전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2월(연 3.22%)보다 0.14% 포인트 낮은 3.08%로 집계됐다.
대출금리가 더 떨어질 여지도 충분하다. 가계대출 경영 목표가 초기화된 가운데 몇몇 은행은 이미 이벤트나 금리 인하를 앞세워 대출 모객 경쟁을 재개했다.
이날 한은의 ‘2024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가계대출+카드대금) 잔액은 192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만 보면 4분기 말 잔액이 1807조원으로 전분기 말(1796조4000억원)보다 10조6000억원 불었다. 다만 3분기와 비교해 증가 폭은 축소됐다. 주담대 증가 폭이 꺾였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기준금리는 내려가는데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다’는 지적에 “대출금리를 조금 더 인하할 여력이 있는 만큼 향후 점검해보겠다”고 답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