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배구 여제 김연경… ‘은퇴 투어’ 막 올랐다

입력 2025-02-19 02:21
흥국생명의 김연경(가운데)이 지난 16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마지막 경기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흥국생명을 제외한 여자부 6개 구단은 남은 정규리그 경기에서 김연경의 은퇴를 기념하는 행사를 열기로 의견을 모았다. 뉴시스

‘배구 황제’ 김연경(36·흥국생명)이 올 시즌을 끝으로 V리그 코트를 떠난다. 소속팀 흥국생명을 제외한 여자부 6개 구단들은 그의 마지막 경기를 기념하는 ‘은퇴 투어’를 열기로 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8일 “김연경의 아름다운 이별을 위해 남은 정규리그 경기에서 은퇴 기념행사를 개최하기로 구단들과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전날 단장 간담회 때 연맹의 제안으로 김연경의 은퇴 투어가 논의됐고 6개 구단이 공감대를 형성한 결과다.

IBK기업은행이 지난 16일 흥국생명과 홈 경기에서 자체 은퇴식을 열어주면서 은퇴 투어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당시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김연경에게 선수들의 사인이 담긴 액자를 선물했고 기업은행 선수들도 꽃다발을 전달했다. 나머지 5개 구단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김연경의 은퇴를 기념할 예정이다.

김연경의 선수 생활 처음과 끝을 함께하는 소속팀 흥국생명과의 고별식이 언제 이뤄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이날 국민일보에 “6개 구단의 결정에 감사한 마음”이라며 “우리 구단에서도 어떤 식으로 김연경의 은퇴를 기념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연경은 한국 배구계의 성장을 이끈 입지전적인 선수다. 2005-2006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그는 데뷔 첫해 신인상과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이번 시즌까지 V리그에서 10시즌을 뛴 그는 정규리그·라운드 MVP 최다 수상 기록 등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36세에도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펴고 있지만, 은퇴 시점을 더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다. 김연경은 지난 13일 GS칼텍스전 이후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의 성적과 관계없이 은퇴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의 4강 진출을 견인한 뒤 일찌감치 대표팀 유니폼을 벗었다. 이어 지난 시즌에도 현역 은퇴를 고려했으나 고심 끝에 한 시즌 더 뛰기로 한 바 있다.

국내 리그 복귀 후 숙원이었던 소속팀 흥국생명의 V리그 우승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이번엔 아쉬움 없이 코트를 떠날 수 있을지 시선을 끈다. 현재 승점 70(24승5패)을 쌓아 선두를 달리고 있는 흥국생명은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유력하다.

이제 정규리그에서 김연경이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경기는 7경기에 불과하다. 그의 은퇴가 임박한 만큼 배구 팬들의 관심도 더욱 커지고 있다. 김연경의 두 번째 은퇴 투어 경기가 될 21일 현대건설전은 이미 매진된 상태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