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 경제사절단이 대미 통상외교의 핵심으로 떠오른 ‘조선업 협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조선 사업을 전담하는 최고경영자(CEO)가 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재계에 따르면 국내 20대 그룹 CEO 등으로 구성된 대한상의 사절단은 18일 출국했다. 이들은 19~20일 워싱턴 D.C에서 대미 통상 아웃리치(대외 소통·접촉)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이끄는 경제사절단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 등을 만나 미국산 에너지 수입 확대, 조선 분야 협력, 완성차 및 부품 제조 시설 투자, 미국 차세대 원전 개발과 소형모듈원자로(SMR) 협력, 반도체 공급망 구축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 등 5대 협력안을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조선업은 관세 전쟁 국면에서 한·미 간 협상 지렛대 역할을 할 핵심 산업이다. 중국의 ‘해양 굴기’를 막기 위해 해군력 강화를 꾀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선과 동시에 한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미 해군은 현재 291척인 군함을 오는 2054년까지 390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미국 상원에서도 최근 동맹국이 미 해군 함정을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필리조선소를 인수하고 지난해 미 해군 함정에 대한 보수·수리·정비(MRO) 사업을 2건 수주한 한화오션을 비롯해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 모두 CEO급 인사가 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 HD현대 등은 그룹 차원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공무원 출신이자 미국통(通)인 주력 계열사 고위급 임원을 보내기로 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HD현대 등은 조선 이외에 통상 현안을 포괄하는 그룹 차원의 중량급 인사가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며 “앞으로 미국 측과 조선 분야에서 전문적인 논의가 이뤄지면 당연히 조선사 CEO가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