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력을 앞세워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 속에서 TV 매출 점유율 1위 자리를 지켰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TV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28.3%로 19년 연속 1위에 올랐다. LG전자(16.1%)가 그 뒤를 이었고, 중국 TCL(12.4%), 하이센스(10.5%) 순이었다. 삼성전자는 1500달러(약 216만원) 이상 프리미엄과 75형 이상 대형 TV 시장에서도 매출 점유율 각각 50.7%, 28.7%로 선두를 기록했다.
LG전자는 OLED TV 시장에서 매출, 출하량 모두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매출 기준 점유율은 49.3%, 출하량은 52.4%로 12년 연속 1위다. LG전자는 지난해 OLED 제품군인 올레드 TV를 약 318만대 출하했다. LG전자는 “OLED TV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차지하는 출하량 비중이 전년도 대비 8.5%포인트 오른 45%를 기록했다”며 “올해는 과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은 저가 TV 제품을 쏟아내면서 점유율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TCL·하이센스·샤오미 등 중국 주요 가전 업체들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을 합치면 31.3%로, 삼성·LG전자(28.4%)를 앞섰다. 전 세계 시장에서 TV 출하량은 총 2억883만대로 전년도 대비 3% 이상 늘어나며 3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는데, 이 역시 중국의 물량 공세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매출 기준으로는 삼성·LG전자의 점유율이 44.4%로 절반에 육박한다. 또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TCL는 1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3.5%, 2500달러(약 360만원) 이상에선 1.6%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저가 제품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건 맞지만, 기업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끼치는 매출 점유율은 아직 한국 기업이 우위”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은 TV AI 기능 강화 등 기술력으로 중국 업체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CES 2025에서 ‘비전 AI’를 소개했다. 비전 AI는 기존 TV의 기능을 확대해 사용자 취향과 의도를 파악하고, 맞춤형 화면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이다. 영상에서 클릭 한 번만 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아주는 ‘클릭 투 서치’, 실시간 번역 등의 기능이다. LG전자는 CES에서 TV가 시청 패턴을 분석해 콘텐츠를 추천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소리를 보정하는 등의 AI 기술을 선보였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