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소년가장이었던 한 소년이 수많은 고난을 넘어 수천만 마리의 닭을 유통하는 기업 대표가 되기까지 그 중심에는 변함없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다.
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열린 ‘크리스천리더스포럼(CLF)’에서 김재곤 티지와이 대표는 ‘가마치통닭’의 창립과 성장 과정을 전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고백했다. 김 대표는 “네 번의 인생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다”며 “하나님께서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힘을 주셨다”고 말했다.
전북 고창의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60년대 후반 서울로 올라왔지만 3년 만에 작은 생닭가게를 운영하던 부모님이 연탄가스 중독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하루아침에 고아가 된 그는 남대문시장에서 닭 배달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고, 이후 택시 운전과 화물차 배달을 하며 더 나은 삶을 꿈꿨다. 그런데 해외 취업을 앞두고 있던 때 뺑소니 사고를 냈다는 누명을 쓰고 구속되는 일을 겪었다. 그곳에서 처음 접한 작은 파란색 성경책이 그의 인생을 바꿨다. 김 대표는 “절망 속에서 성경을 읽고 마태복음 6장 14~15절과 로마서 12장 19절 말씀을 통해 용서의 의미를 깊이 깨달았다”며 “분노의 주먹을 내려놓고 나니 마음에 평안이 찾아왔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 사건을 계기로 영암교회에 출석, 1년 후 세례를 받으며 본격적인 신앙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마지막 두 고난은 막냇동생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첫딸의 시한부 진단이었다. 김 대표는 자신의 딸이 생후 몇 개월 만에 뇌성마비와 악성 간질을 판정받고 2년밖에 살지 못한다는 진단을 받았을 때도 기도하며 믿음으로 버텼고, 누워만 있던 딸이 일어나 조금씩 움직이는 기적을 경험했다. 그는 현재 연간 2500만 마리의 닭을 유통하는 기업을 운영하며 일터 선교를 실천하고 있다. 70세가 되는 3년 후엔 사업을 청산하고 정신지체 장애인을 위한 사역과 110곳 선교사와 농어촌 목회자 등을 위한 돌봄 사역, 한국국제기도온협회에서 성경을 나누는 사역에 매진할 계획을 갖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 인생의 시련은 하나님의 뜻 안에서 준비된 과정으로 용서와 사랑을 실천할 때 하나님께서 놀랍게 역사하신다”고 강조했다.
간증에 앞서 이건영 인천제2교회 원로목사는 ‘아름다운 동행’(요 17:21~22)이라는 제목의 말씀을 통해 “신앙인은 매 순간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를 묵상하며 기도해야 한다”며 “예수님은 관계를 소중히 여기셨다. 제자들과 함께하며 기쁨과 슬픔을 나누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저 사람이 다니는 교회에 나도 다니고 싶다’는 감동을 줄 수 있으려면 (예수님처럼) 일보다 관계를 소중히 여기고, 조금 늦더라도 함께 가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특히 예수님께서 나와 다른 것을 잘못된 것으로 여기지 않으셨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예수님은 공생애 3년 동안 제자들의 부족함을 끝까지 품고 가르치셨고, 자신을 팔아넘길 가롯 유다의 발까지 씻어주셨다”며 “제자들의 현재가 아니라 성령 충만을 받아 열방에 복음을 전하는 증인의 모습까지 인내하며 기다려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은 완벽하게 변하지 않지만, 나를 통해 변화되고 녹아들 수 있다”며 “비판과 정죄보다 이해와 용서가 성경적인 부드러운 카리스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시대 크리스천 리더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 겸손과 권위를 함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권면했다.
이날 행사는 김상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대표이사의 사회로 시작됐다. 이병구 네패스 회장의 환영 인사와 이선자 예일건축디자인그룹 대표의 기도로 이어졌다.
CLF는 크리스천 리더들의 영적 성장을 도모하고 우리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쳐 복음을 전파하고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 2019년 출범했다. 제34회 CLF는 오는 4월 15일 열리며 이상준 1516교회 목사가 말씀을 전하고 방송인 서정희씨가 간증할 예정이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