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니하실지라도 왕이여 우리가 왕의 신들을 섬기지도 아니하고 왕이 세우신 금 신상에게 절하지도 아니할 줄을 아옵소서.”(단 3:18)
목사가 되기 전 평신도로 직장을 다니며 신앙생활을 할 때의 일이다. 1992년 가까운 선배로부터 사기를 당해 큰돈을 잃고 말았다. 더군다나 그 돈의 대부분은 은행 대출이었기에 이자 내기도 막막하기만 했다. 낙심이 컸다. 하루하루 지내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매일 새벽예배에 나가 울고 불며 하나님께 기도드렸다. 이미 엎질러진 물로 돌이키기에는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낙심하고 지낼 즈음 어느 날 새벽예배를 드리는데 목사님께서 설교해 주신 본문이 바로 다니엘 3장 18절 말씀이다.
다니엘의 세 친구인 사드락 메삭 아벳느고의 신앙고백이다. 왕이 만든 금신상의 낙성식에서 모두가 절하는 가운데서도 이들은 하나님을 섬기는 자 하나님께서 반드시 보호해 주실 거라는 믿음으로 이를 거절했다.
그리하지 아니하실지라도, 그래서 자신들은 맹렬히 타는 풀무불에 던져진다 하여도 하나님에 대한 신앙의 절개를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표현한 본문 말씀을 들으면서,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믿는 신앙으로 살아야겠다는 확고한 마음이 들었다. 지금의 어려움이 결코 신앙을 방해하지 못하리라는 확고한 믿음을 재확인했다. 닥친 현실에 대해 ‘하나님이 내 아버지이신데 무엇이 두렵겠는가’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모든 것을 다 잃어도 내 아버지 하나님 안에만 있으면 되고, 아버지로부터 내가 원하는 무엇인가를 얻지 못한다 할지라도 하나님이 나의 아버지이고 나는 그분을 섬기는 데 결코 주저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든든했다. 모든 두려움과 원망이 사라지고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새벽예배 후에 집에 오면서 길가의 나무들이 금빛으로 물들며 춤추는 환상을 보았다.
이후 바라는 대로 되지 아니할지라도 예수님 안에서 하나님을 나의 아버지로 섬기는 일에 결코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는 굳건한 신앙으로 살고 있다. 물론 사기당한 그 돈은 지금껏 받지 못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목사가 되고 이렇게 복음을 전하며 기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약력> △국제독립교회연합회 다문화위원장 △한국기독실업인회(CBMC) 경기북부연합회 자문위원, 포천남지회 지도목사 △빛오름선교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