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배우 김새론 계기로 악플 처벌 대폭 강화하라

입력 2025-02-19 01:10
배우 김새론씨의 빈소가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25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한 배우 김새론은 2022년 음주운전 파문 후 지속적인 악성 댓글(악플)에 시달렸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활동을 재개하려 했으나 복귀가 알려진 지 하루 만에 하차한 바 있다. 악플 때문이었다. 최근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아 왔다는 게 주변 전언이다. 유족에 따르면 김새론은 생전 자신을 집요하게 비난하는 유튜브 영상으로 인해 무척 괴로워했다고 한다. 경찰은 “본인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자숙하며 재기하려던 젊은 배우의 몸부림이 악플에 짓밟혀진 것은 참담하고 충격적이다.

고인의 비보에 외신들도 비중 있게 다뤘다. 뉴욕타임스(NYT)는 “김새론 외에도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에서 여러 젊은 스타들이 자살로 숨졌다”고 했고, CNN은 “최근 젊은 K팝 아이돌 등의 사망은 한국 연예산업에서 정신 건강과 압박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를 부각시켰다”고 지적했다. 2023년 배우 이선균의 사망 때도 해외 언론들은 악플과 사이버불링(인터넷상 괴롭힘)으로 유명인 자살이 잇따르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계적인 망신이 아닐 수 없다.

2019년 가수 설리와 구하라 때 그랬지만 이번에도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악플은 줄어들 기미가 없다. 경찰청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모욕 혐의 검거 건수는 2021년 1만7243건, 2022년 1만8242건, 2023년 2만390건으로 해마다 증가세다. 이런 추세를 꺾기 위해서는 악플이 명백한 범죄이고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뿌리 내리도록 해야 한다. 현재 3년 이하 징역, 3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규정된 악플러 처벌 상한선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은 최대 5년, 5000만 유로(약 659억원), 프랑스는 최대 125만 유로(약 16억원)의 벌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악플을 뿌리 뽑으려면 처벌 위주의 대책 못지않게 ‘댓글 이력제’를 전면 시행하는 등 예방책 마련도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