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1월 한 대학원생에 의해 설립된 세계 최대 플랫폼 기업 구글의 존재 이유는 ‘전 세계의 정보를 인류가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구글은 검색엔진이라는 매력적 도구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정한 룰을 통해 전 세계 지식 공급자와 소비자를 하나로 묶는 거대한 공유 플랫폼을 완성했다. 또 유튜브를 통해 모두가 디지털 콘텐츠 공급자이자 소비자인 신세계를 열었다.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알리바바 등도 플랫폼 비즈니스의 황금기를 여는 선도적 역할을 해냈다. 이제 비즈니스에서 성공하려면 자기 플랫폼에 최대한 많은 공급자와 소비자를 유치해 모든 것을 공유하면서 빅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공유 경제는 이미 대세가 됐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너 중심 사고(U-agenda)’이다. ‘나 중심 사고(I-agenda)’에 익숙한 우리에겐 불편한 개념이다. 너에게 이로우면 나에게도 이롭다는 적극적 상생 개념이다. 이제 고립은 소멸한다. 연결과 협력만이 살길이다. 중요한 것은 공유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는 사실이다. 공유 경제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창조하며 침체된 경제의 돌파구를 열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만의 TSMC를 이길 수 없는 이유는 공유적 생태계의 부재이다. 삼성전자는 자신이 주인으로 많은 하청업체를 거느리고 있지만 TSMC는 많은 중소기업을 주인으로 섬기는 공유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의 성장 가도에 굴곡이 있었던 이유는 공유 플랫폼 부재에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부활한 이유는 클라우드라는 공유 플랫폼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모든 현상을 지켜보며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마 22:39)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 7:12)는 성경 말씀이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최고의 지혜임을 깨닫는다.
그동안 빌리온 소울 하비스트(BSH)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를 섬기며 많은 글로벌 선교 리더를 만났다. 한번은 브라질 교회의 동아시아 선교책임자가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브라질은 현재 4만여명의 선교사를 파송한 선교 강국이다). ‘현재 중국과 북한, 몽골 등에 선교사를 보냈는데 파송자 중 환자가 발생하면 속수무책이다. 한국교회의 의료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또 아프리카에는 수많은 중국인이 근로자로 일하는데 그중엔 가정교회 성도도 많다고 한다. 그들의 갈망은 중국어로 예배를 인도해 줄 선교사를 소개해 달라는 것이었다. 최근 선교 열이 불붙는 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출신 선교사들은 한국인 선교사들이 구축한 선교 인프라를 디딤돌 삼아 세계 선교의 공유를 요청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지난 60년 선교 역사에서 서구 선교단체와 선교사들에게 큰 빚을 지고 있다. 그들의 축적된 경험과 지혜, 선교비전, 선교훈련, 선교전략, 멤버케어 등 모든 선교 인프라를 공여받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도 수많은 국제대회와 선교대회를 통해 배우고 있고 다양한 상호협력 시대를 열고 있다. 물론 아직도 영웅적 선교를 선호하고 현지 교회 및 타국 선교사들을 경원시하는 배타성이 남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제는 ‘U-어젠다’를 중심으로 한 공유 선교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선 사도행전의 고넬료 사건처럼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여전히 한국교회가 공유 선교로 나아가기엔 난제가 많지만 상황은 변하고 역사는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흐른다. 공유 경제를 넘어 플랫폼 공유 경제로 급격한 방향 선회를 하듯 이제 선교도 공유 선교를 넘어 플랫폼 공유 선교를 위해 기도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선교에서 기존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안은 물론 영혼 구원을 위한 킬러 콘텐츠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 중요한 것은 선교 현장에 필요한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창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성도가 선교에 동참하는 공유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매년 800억원 이상을 영혼 구원에 쏟아붓는 스톨러재단의 에디 홀락 대표는 미국에서 기부 대상이 지정되지 않은 크리스천 펀드의 자산만 4300조원에 달하며 매년 기부되는 금액이 720조에 달한다고 했다. 최근 미국 콜로라도에서 만난 피니싱 기금 더글라스 콥 대표는 기부 시 주식 투자의 인덱스 펀드처럼 선교 사역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분산투자 할 것을 권면했다. 이제는 헌금도 단순한 기부를 넘어 투자로 보는 관점이 등장한 것이다. 대부분 크리스천 펀드 책임자들은 사역의 투명성과 개방성, 효과와 효율, 창조성과 혁신성을 높이 평가하며 애타게 사역 지원 대상자를 찾고 있다.
이런 가운데 BSH는 금번 한국에서 열린 세계추수전략회의(GHS)를 통해 세계적 선교기관과 전 세계 85개국 200개 교단이 참여하는 공유 플랫폼을 구축했다. 또 불붙는 곳에 기름을 붓는다는 전략에 따라 영혼 구원의 승법번식이 가능한 선교 플랫폼의 세계화를 위해 모델이 되는 100개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플랫폼 공유 선교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예수님도 4가지 밭을 언급하면서(마 13) ‘사역 대상의 카테고리화’를 강조하고 열매 자체에 초점을 맞추셨다. ‘불의의 재물로 친구를 사귀라’는 말씀(눅 16)에서는 효율의 극대화와 고부가가치의 삶을 언급하셨다. 효율지상주의는 경계해야 한다. 그러나 주님 오실 날이 임박한 현실에서 효과와 효율, 선택과 집중은 필수다. 디지털 시대의 꽃은 플랫폼이다. 그리고 U-어젠다는 지극히 성경적이다. U-어젠다의 궁극은 예수님의 십자가 아가페 사랑이다. 생명의 말씀이 흐르는 성령의 플랫폼에 모두 접속해 십자가 사랑을 체험하고 하늘 소망을 공유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