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집권하면 코스피 3000… 아무리 못해도 국힘보단 나아”

입력 2025-02-17 19:0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세상이 바뀌었는데도 변하지 않으면 바보”라며 자신의 ‘우클릭’ 행보에 대한 당 안팎의 지적을 반박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또 민주당이 집권하면 코스피지수가 3000대로 올라설 것이라며 경제 분야에서의 자신감도 드러냈다. ‘오락가락 행보’라는 비판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층과 중도층 사이에서 균형 잡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17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제 문제는 민주당이 아무리 부족하고 못나도 국민의힘보다 분명히 낫다”며 “민주당이 집권하면 특별한 변화 없이도 코스피지수가 3000대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클릭했다고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경제 중심 정책을 비난하는데, 민주당은 원래 경제 중심 정당”이라며 “경제와 성장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려니까 국민의힘이 반대해 할 수 없이 상법개정을 하고 있다”며 “민주당 정권이 (북한과) 대화하고 한반도를 좀 더 안정시키면 당연히 주가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권의 우클릭 지적에 대해 “세상이 바뀌고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변하지 않으면 그런 것을 바보라고 한다. 상황이 바뀌면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경제 상황이 너무 어렵다 보니까 그 비중을 살짝 조정해서 경제 성장에 좀 더 방점을 찍고 있는 것”이라며 “복지·분배 다 버리고 오로지 성장으로 그렇게 바뀐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은 그간 성장을 추구하되 그 성장이 공정하도록 해 왔던 것”이라는 말도 했다. 성장이냐 분배냐 식의 이분법적 접근은 피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한국 경제를 이대로 두면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 있다”며 “좌클릭이냐 우클릭이냐를 따질 때가 아니다. 긴박한 상황에서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요즘 (국민의힘은) 보수 정당도 아니다. 파쇼·범죄 정당”이라며 대여 공세에도 한층 더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의 ‘헌법재판소 때리기’를 두고는 “헌정질서 파괴행위 동조”라고 비난했다.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은 이념 논리를 벗어난 ‘잘사니즘’ 브랜드를 고수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강조하며 전통적 지지층과 중도층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쫓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중소기업특별위원회도 출범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이 대표는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한 민생경제 현장방문도 예고했다. 오는 20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을 방문해 경영진과 자동차산업 통상간담회를 갖고, 미국발 관세 압박에 대응하는 자동차 수출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한다. 21일에는 양대 노총 지도부와 만나 노동 이슈를 얘기한다. 이 대표는 오는 24일 젊은 유권자들에게 주목도가 높은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TV’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김판 송경모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