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이란 문제에 대해 “그 일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CNN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16개월 동안 이스라엘은 이란의 테러 축에 큰 타격을 입혔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나는 우리가 그 일을 끝낼 수 있고, 끝내야 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도 하마스와 헤즈볼라, 서안지구, 시리아, 이라크 민병대 등을 거론하며 “모두 이란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갖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핵 이란(nuclear Iran)은 절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 문제 해결에 대한 공통된 의지를 밝히고 네타냐후가 “그 일을 끝내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이스라엘이 미국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에선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습을 연내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직후 “이란은 어느 때보다 자국 핵 시설에 대한 공격에 취약하다”며 타격 가능성을 거론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 의지를 여러 차례 밝혀 왔지만 미국의 승인과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이란과 핵 협상을 원한다고 밝혔고, 미 정보 당국은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이 중동에서 광범위한 전쟁 발발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란 핵 문제 해법을 두고 이스라엘의 공격론과 미국의 협상론이 경쟁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을 중재하려고 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CNN에 따르면 사우디는 오랜 앙숙인 이란이 최근 중동에서 입지가 약해지면서 이를 만회하려 핵무기로 눈을 돌릴까봐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는 이를 막기 위해 새로운 핵 협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트럼프와의 친분을 이용해 이란과 미국의 핵 협상을 중재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다만 사우디가 중재를 공식 제안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란은 핵 협상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란은 트럼프 취임 전부터 서방과 핵 협상 논의에 나설 뜻을 피력해 왔다. 하지만 지난 7일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미국과 협상해도 아무 문제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