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 이변·이적생 펄펄… K리그1 시작부터 활활

입력 2025-02-18 02:11
FC안양의 공격수 모따(왼쪽)가 지난 16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5 K리그1 울산 HD와 1라운드 개막전에서 후반 추가 시간에 극적인 득점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FC안양 SNS

2025시즌 프로축구 K리그1이 개막전부터 흥미로운 구도를 형성했다. 승격 팀을 비롯해 지난 시즌 하위 스플릿에 그쳤던 팀들이 우승 후보로 꼽힌 강호들을 줄줄이 잡아내며 이변을 일으켰다. 시즌 첫 경기부터 골 맛을 본 ‘이적생’들의 활약도 눈길을 끌었다.

17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2025 K리그1 1라운드에서 총 5개 팀이 승점 3점을 확보했다. 지난 시즌 하위 그룹에서 잔류를 위한 생존 경쟁을 벌였던 대전 하나시티즌과 제주SK FC, 전북 현대, 대구FC 등은 개막전 승리로 첫발을 가볍게 뗐다. K리그2 챔피언 FC안양도 개막과 동시에 1부에서의 첫 승리를 챙겼다.

이변의 희생양이 된 건 지난 시즌 1~6위의 상위 팀들이었다. 황선홍 감독의 대전은 코리아컵 우승팀 포항 스틸러스를 3대 0으로 잡아냈다. 포항에 상대전적 5무13패의 열세를 이어왔던 대전은 질긴 징크스를 15년 만에 깼다. 김학범 감독의 제주는 올 시즌을 앞두고 가장 공격적인 선수 영입에 나섰던 우승 후보 FC서울을 2대 0으로 꺾었다. 2부 강등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한 전북과 대구도 각각 지난 시즌 선두 그룹에 속했던 김천 상무와 강원FC에 역전승을 거뒀다.

백미는 승격 팀 안양의 선전이었다. 안양은 K리그1 3연패를 이룬 울산 HD를 1대 0으로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경기 전 ‘다윗과 골리앗’에 비유될 정도로 전력 차가 컸으나 예상을 보기 좋게 뒤집었다. 현격한 몸값 차이에서 드러나듯 전반적인 선수 기량에선 밀리는 모양새였지만 후반 집중력과 승리에 대한 의지가 돋보였다.

시즌을 앞두고 유니폼을 갈아입은 선수들은 펄펄 날았다. 개막전 6경기에선 총 12골이 터졌는데, 이 중 5골을 이적생들이 책임졌다. 특히 지난해 ‘늦깎이 국가대표’로 빛을 봤던 주민규는 대전 이적 후 첫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주가를 높였다. 2024 K리그2 득점왕 출신 모따도 천안시티 FC에서 안양으로 둥지를 옮긴 뒤 팀의 역사적인 K리그1 첫 골의 주인공이 됐다. 광주FC에서 제주로 온 이건희, 2부 부산 아이파크에서 이적한 대구의 라마스도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했다.

2라운드에서도 ‘빅매치’가 예정돼있다. 가장 큰 볼거리는 22일 안양과 서울의 ‘연고지 더비’다. 양 팀 사령탑들이 개막 전부터 신경전을 벌인 만큼 치열한 지략 대결이 예상된다. 23일 대전과 울산의 경기에선 주민규가 ‘친정 팀’ 울산을 상대로 2경기 연속골을 올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