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치교사’서 당내 유일 반대자가 된 매코널

입력 2025-02-17 18:47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지난 13 일(현지시간)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인준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뒤 휠체어를 타고 의사당을 나오고 있다. UPI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지낸 미치 매코널(83) 상원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 교사’로 불릴 정도로 친트럼프 인사였다. 2016년 당시 공화당 안에서조차 이단아 취급을 받던 트럼프 대통령을 매코널 의원은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트럼프 1기 행정부를 도왔다. 그랬던 매코널이 지금은 공화당 내 유일한 반트럼프 인사가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코널이 트럼프에게서 등을 돌린 건 4년 전부터다. 2021년 초 트럼프 지지자들의 대선 불복 및 의회 폭동 사건 배후에 트럼프가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매코널은 1985년부터 지금까지 상원의원 선거에서 단 한 번도 민주당에 패배하지 않은 입지전적 인물로, 2007년부터 18년간 상원 원내대표를 맡았다. 공격할 때와 방어할 때를 누구보다 잘 가릴 줄 알아 ‘공화당의 사령관’ ‘정치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달 중순에 상원 원내대표직을 내려놨다. 꿋꿋하게 반트럼프 행보를 멈추지 않는 그를 트럼프가 곱게 볼 리 없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매코널은 트럼프가 지명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장에 대한 상원 인준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공화당 상원의원 중 유일한 반대자였다.

WSJ는 “지금 의회에서 매코널에게 제대로 인사를 건네는 공화당 인사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라며 “산전수전을 다 겪으면서도 결코 꺾이지 않던 그가 이젠 당내 유일한 반트럼프 인사가 돼 있다”고 전했다.

신창호 선임기자 procol@kmib.co.kr